[이서영의 재테크루] 치솟는 은, 잠잠한 금…지금 투자할 곳은?

  • 美서 은 핵심광물로 지정…지정학적 요인에 상승세

  • 최근 4년간 금, 은보다 가장 저렴한 시기…"단기 은, 중장기 금"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요즘 은 가격이 심상치 않습니다.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며 치솟는 반면 금은 횡보하고 있죠. 둘 다 '안전자산'으로 묶여 있지만 전혀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투자자 입장에서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11일 기준 뉴욕상품거래소의 은 가격은 1온스당 62.08달러, 전날보다 1.72% 상승했습니다. 장중에는 63.25달러까지 올랐습니다. 연초 28달러 수준이었던 은 시세는 올해 2배 이상 급등했습니다.

은이 이렇게 급등하는 데는 뚜렷한 이유가 있습니다. 공급이 쉽게 늘어나지 않는 구조 때문입니다. 은은 독립적으로 채굴되는 광물이 아니라 구리·아연·금 등 다른 금속을 캐는 과정에서 부산물 형태 70~80%가 생산됩니다. 가격이 올라도 광산에서 "은만 더 캐자"고 할 수 없는 구조입니다. 수요가 늘면 가격이 더 빠르게 튀는 이유입니다.

여기에 최근 미국이 은을 '핵심광물'로 지정하면서 재고를 대거 쌓아둔 점도 가격 변동성을 자극했습니다. 뉴욕상업거래소의 은 재고는 4억5600만온스로 평소의 3배 수준입니다. 지정학적 요인과 재고 부담이 단기적인 가격 움직임을 더욱 키웠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반대로 금은 최근 뚜렷한 힘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내 금 시세 역시 10월 중순 최고가 22만7000원까지 올랐다가 최근엔 19만~20만원대에 머무는 중입니다.

그러나 주목할 지표는 금은비(Gold/Silver Ratio)입니다. 금 가격을 은 가격으로 나눈 값인데, 지금은 68배까지 떨어졌습니다. 2021년 7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로, 최근 4년 중 지금이 금이 은보다 상대적으로 가장 '저렴한' 시점이라는 의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금, 은 어디에 투자해야 할까요? 무조건 금 투자를 하라는 소리는 아닙니다. 전문가 전망은 단기와 중장기를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26년 은 가격 예상 범위를 온스당 최대 70달러로 상향 조정한다"면서 "미국의 금리 인하와 달러 약세가 이어지는 한 은의 투자 매력은 유지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단기적으로 은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 예정입니다. 

금에 대해서는 중장기 강세 전망이 더 우세합니다. 골드만삭스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도 36%가 내년 말쯤 금값이 온스당 500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현재 국제 금 시세는 4200달러 수준입니다.  

결국 투자자들이 취할 전략은 명확합니다. 한쪽에만 집중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은은 단기 수익을 노린다면 매력적이지만 변동성이 생길 수 있습니다. 급등한 만큼 급락 위험도 존재합니다. 금은 지금은 조용하지만 중장기 전망은 여전히 견조합니다. 두 자산이 가진 성격과 움직임이 다르기 때문에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 구성, 즉 비중 조절이 핵심입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