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짝 긁혀도 바로 교환…車보험 손해율 치솟는데 수리비도 '급등'

  • 범퍼 교환 비율 30%만 줄여도 보험금 873억원 절감

  • 공임 산정 기준도 '불투명'…폭설로 손해율 또 오를듯

사진챗GPT
[사진=챗GPT]
자동차 정비비가 물가보다 두 배 가까이 빠르게 오르면서 관련 보험금 지출도 늘고 있다. 작은 긁힘도 교체 위주로 처리되는 관행까지 맞물리며 정비비 부담이 고스란히 보험료로 전가되는 구조 때문이다. 최근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높아지자 내년 보험료 인상 가능성도 거론되면서, 정비비 체계부터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1일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자동차 정비소 시간당 수리비는 지난 10년간 41% 급등했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21%)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교환 중심의 수리 관행도 수리비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범퍼에 긁힘만 있어도 수리가 아닌 부품 전체 교환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지난 2017년 '경미한 손상은 수리를 우선하라'는 기준이 마련됐지만 법적 강제력이 없어 현장에서는 여전히 교환이 우선 되는 실정이다. 업계는 범퍼 교환 비율만 30% 줄여도 연간 873억원의 보험금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공임비 산정 불투명도 수리비 증가의 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보험사와 정비소가 개별적으로 계약하는 방식이라 기준이 불분명하고 소비자가 적정 수리비를 판단하기도 어렵다. 반면 해외 주요국은 공임 산정 기준이 투명하다. 미국과 일본은 인건비·물가·장비 투자비 등 객관적인 자료를 기반으로 보험사와 정비업체가 공임을 협상하며, 협상 과정도 공개한다. 

정비비 구조의 비효율은 최근 손해율에도 반영되고 있다. 이미 10월 말 기준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5.7%로, 보험업계가 적자로 판단하는 임계선을 넘어섰다. 심지어 손해보험사 빅5(DB·KB·삼성·메리츠·현대해상)의 3분기 누적 자동차보험 손익은 –1117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4848억원 흑자에서 적자 전환했다. 또한 최근 폭설로 하루 만에 대형 손해보험사 5곳에서 약 3만건의 사고가 접수돼, 손해율이 상승할 요소만 남아있는 상태다. 

전용식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수리비 관리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 사고만 늘면 손해율이 빠르게 악화될 수밖에 없다"며 "보험료 인상 논의보다 정비 시스템을 합리적으로 바꾸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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