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욱 교수 "코리아 디스카운트 고착…자본시장 신뢰 회복 시급"

  • 한국은행·한국금융학회 공동 심포지엄서 발표

  •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부동산·해외투자로 눈돌려

  • 잠재성장률 하락·인구구조 변화 속 신뢰 회복해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자본시장이 투자자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면서 자금이 생산성이 낮은 자산에 묶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자본시장의 구조적 신뢰 회복 없이는 잠재성장률 하락을 막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9일 조성욱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한국은행과 한국금융학회가 '잠재성장률 제고를 위한 금융의 역할'을 주제로 공동 개최한 정책 심포지엄에 발표자로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현재 미국의 경우 주식 투자시 무위험 자산대비 수익률 프리미엄이 6~8%로 매우 크고 지속적인 반면, 한국 주식시장은 장기간 낮은 밸류에이션과 수익률을 보이며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다.

조 교수는 우리 자본시장이 투자자에게 충분한 신뢰와 투자 매력을 주지 못해 투자자들이 부동산이나 해외 자산으로 눈을 돌리게 만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장기적인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 속에서 투자자들이 보다 안정적이거나 수익성이 높다고 인식되는 자산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뜻이다.

그는 "자본시장은 소액투자자 권리 보호와 기업지배구조, 금융회사의 대리인 문제 관리가 모두 제대로 작동해야만 효율적으로 기능할 수 있다"며 "강한 투자자 보호와 투명한 지배구조는 쇠퇴 산업에 대한 과잉투자를 억제하고 성장 산업으로의 자본 이동을 촉진하는 데 기여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펀드 스캔들·금융회사의 이해상충 문제로 간접투자 및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가 저하돼, 가계가 국내 주식·펀드투자에 소극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 결과 가계 자산 포트폴리오가 부동산과 예금에 과도하게 편중됐고 해외투자도 증가했다.

조 교수는 "잠재성장률 하락과 인구구조 변화 속에서 자본시장이 성장·쇠퇴 산업을 가려내고 생산성이 높은 기업에 자본을 배분하는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면 기업의 혁신 투자와 경제 전반의 성장 잠재력이 더욱 약화될 수 있다"며 "특히 저출산으로 연기금 재정여건이 악화될 경우 자본시장과 장기투자자의 역할에도 제약이 커질 수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제도적 신뢰 회복 없이는 자본시장의 자원 배분 기능을 정상화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조 교수는 "기업 회계·공시의 투명성 제고, 소액투자자 보호 강화, 금융회사 내부통제 및 공정한 감독 집행을 통해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며 "기관투자자·벤처캐피탈과 함께 연기금의 스튜어드십 강화를 포함한 책임있는 의결권 행사를 통해 혁신·성장 기업에 대한 자본공급과 지배구조 개선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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