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에 배팅한 728조 슈퍼예산…재전건전성 장치도 마련해야

  • 예산 확대에 국가부채 증가 우려

  • 총지출 못미치는 총수입 증가율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26년도 예산안 처리를 위한 합의문을 낭독하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26년도 예산안 처리를 위한 합의문을 낭독하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정부가 허리띠를 졸라매던 기조를 탈피하고 '성장'에 초점을 맞춰 내년도 예산을 역대 최대 규모로 편성한 가운데 700조 규모의 '슈퍼예산'이 국회 문턱을 넘겼다. 다만 확장 재정은 국가채무의 확대를 불러올 수 있는 만큼 재정건전성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2일 오후 본회의를 열고 2026년도 정부 예산안과 예산 부수 법안을 처리했다. 이에 내년도 예산 규모는 728조원에 달하게 됐다. 

앞서 정부의 역대 총지출액 증가 현황을 보면 국회 제출안을 기준으로 2023년 5.2%, 2024년 2.8%, 2025년 3.2%로 총지출 증가율이 감소세를 보였다. 하지만 2026년 총지출 증가율은 8.1%로 정부의 재정 기조가 건전재정·긴축재정에서 확장재정으로 전환됐음을 의미한다.

정부의 지출 구조조정 노력 등을 통해 추가적인 재원 확보가 이뤄졌지만, 그럼에도 예산의 증가는 나라살림 적자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의 예상 시나리오에 따르면 나라살림을 나타내는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오는 2029년 124조9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국가채무 역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내년 국가채무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51.6% 수준인 1415조2000억원으로 전망된다. 4년 뒤인 2029년에는 1788조9000억원으로 58%까지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잇따른다. 

한국의 국가채무 증가 속도는 수년 전부터 지적돼온 사항이다. 국가채무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보다는 낮은 수준이지만 연평균 증가율은 선진국 중 상위권이기 때문이다. 

또 씀씀이를 따라잡지 못하는 재정 수입 역시 우려점으로 꼽힌다. 총지출은 4년간 연평균 5.5% 증가할 것으로 보이지만 같은 기간 총수입 증가율은 4.3% 안팎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에 못미쳤기 때문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성장 잠재력을 높일 수 있는 분야를 집중적으로 키워 세수를 확보하고 이를 통해 재전건정성을 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확장재정에 따른 대규모 투자재원을 마련하기 어려워질 경우 국채 발행 등을 통한 재원 마련이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과도한 국채 발행은 곧 국가 재정건전성에 대한 악영향으로 작용한다.

또 예산 증가율을 뛰어넘는 보조사업 보조율도 우려점으로 꼽힌다. 2023년 이후 3년간 지방재정 여건은 악화됐으며 지자체의 재정 여력도 소진된 상태다. 지자체에 대한 재정 지원 등을 확대할 경우 추가적 대응지방비 지출은 예산 증가율을 상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손종필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현저히 낮아져 있는 조세부담률과 재정 건전성 지표가 악화하고 있는 점을 살펴야 한다"며 "국민의 삶의 질 향상과 재임기간 동안 시행할 정책의 재원을 확보하고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부자 감세의 정상화와 증세 논의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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