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는 이번 성과는 인터넷 강의나 독서실조차 없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일궈낸 결실이라 의미가 크다고 전했다. 합격자들은 낮에는 교도작업에 참여하고, 일과 후에는 교과서와 씨름하며 ‘주경야독(晝耕夜讀)’으로 학사모를 쓰게 됐다.
이들이 합격한 ‘독학학위제’는 대학에 다니지 않아도 스스로 공부해 4단계(교양, 전공기초, 전공심화, 학위취득)에 걸쳐 시험을 모두 통과하면 학사 학위를 수여하는 제도다. 올해 합격자들은 국어국문학, 영어영문학, 경영학 등 9개 전공에서 대학졸업자와 동등한 자격을 인정받게 됐다.
아울러 이러한 학위취득은 단순한 개인의 성취를 넘어 ‘사회 안전망 강화’라는 측면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형자들의 학력 신장이 출소 후 취업 기회를 늘리고, 결과적으로 재범률을 낮추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한다. 법무부가 수형자 학습 지원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이번 시험에 응시한 수형자 중 최고점인 550.5점(600점 만점)을 받아 당당하게 합격한 B씨는 "오랜 수용 생활로 사회에 나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막막했지만, 이 제도를 통해 새로운 희망을 얻었다"며 "가족의 희생과 담당 직원의 격려 덕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집중할 수 있었다"고 가족과 교도관들에 대한 고마움을 표했다.
법무부는 1995년 수형자 독학학위제 과정을 최초 도입한 이래, 최근 5년간 총 263명이 이 제도를 통해 학위를 취득하였고 현재 전국 교정시설에서 273명의 수형자가 독학학위제에 도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범죄에 대한 반성이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함은 변함없는 원칙"이라고 강조하면서도 "다만 배움의 시기를 놓친 수형자들에게 건전한 사회복귀를 위한 사다리를 놓아주는 것 또한 법무부의 중요한 임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실효성 있는 교정교화 프로그램을 강화해 수형자의 성공적인 사회복귀를 돕고, 이를 통해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 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합격자들은 내년 2월 정식으로 학사 학위를 수여받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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