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는 28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제조, 유통, 물류, 금융 등 업계 관계자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6 유통산업 전망 세미나'를 열었다. 이 행사는 올해 유통업계를 결산하고 내년 유통시장의 변화와 판도를 미리 조망해 보는 자리다.
이날 '글로벌 유통산업 트렌드 및 주요이슈'를 주제로 기조강연을 펼친 안태희 BCG코리아 MD파트너는 "기업들이 AI를 마케팅에 어떻게 적용할지에 대한 고민보다 소비자들이 AI를 도입하는 속도가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디지털 DNA를 갖고 시작하는 브랜드들만이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파트너는 "과거와 달리 MZ세대를 중심으로 형성된 최근 유통시장은 2~3개월이면 트렌드가 변화한다"며 "이런 속도에 대한 대응 없이 대규모 자본 투자 등을 진행할 경우 시장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거나 경쟁력을 확보하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진 주제 발표에서는 유통시장 업계별 올해 결산 및 내년도 전망에 대해 다뤘다. 전문가들은 고물가, 고금리 시대에는 유통업체 간 경쟁이 치열한 만큼, 가격 대비 성능을 넘어 데이터 기반이 개인화된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경쟁력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업태별로는 희비가 갈렸다. 온라인쇼핑 시장은 올해 대비 6.4% 성장한 290조원에 달하며 2026년 국내 소매 유통 시장의 55% 이상을 차지할 전망이다. AI가 추천하는 콘텐츠 노출로 구매가 이어지는 '발견형 쇼핑'의 본격화와 생성형 AI 기반의 '대화체 검색'이 쇼핑 습관을 바꿀 핵심 트렌드로 제시됐다.
백화점은 수도권 초대형점 중심의 성장과 지방 점포 침체가 극심해지는 '상권 비대칭화' 속 2000년대 초반 1차 구조조정에 이어 2차 구조재편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에 대형 유통시설이 하나의 복합타운처럼 되는 '타운화' 전략, 백화점이라는 명칭을 바꿔 전통적인 유통 형태의 한계를 벗어나려는 '명칭 리브랜딩' 전략 등의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대형마트는 '식품 카테고리' 격차 확보에 적극 나서면서 올해 역성장(-0.5%)에서 벗어나 2026년에는 0.8%의 플러스 성장 전환을 기대한다. 대형마트는 내년 불황형 소비 심화에 따라 초저가 PL 확대와 소싱처 다변화로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온오프라인 통합 커머스 생태계 구축에 집중할 계획이다.
오프라인 유통 중 SSM(기업형 체인슈퍼)은 유일하게 성장(올해 상반기 +1.2%)하는 채널로, 가맹형 출점 전략을 가속하며 지역 상권 확대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신선 카테고리(상반기 +3.8%, 수산물 +31.6%)의 품질 강화 및 소포장 상품 확대를 통해 근거리 쇼핑 선호도를 계속해서 흡수해 나갈 것이다.
편의점 업계는 업태 태동 이래 처음으로 점포 수와 객수가 동반 순감하는 양적 성장 한계에 직면했다. 이에 따라 식사대용품․건강기능식품․소용량 뷰티 상품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환을 통해 '라이프 케어 플랫폼'으로의 진화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상품 생애주기(PLC)가 4개월로 축소되면서 이에 대응한 화제성 높은 단발성 상품 출시를 늘려갈 전망이다.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이제 유통업의 경쟁은 '좋은 위치의 큰 점포'가 아닌 데이터로 고객 한 명 한 명의 마음을 읽는 능력으로 완전히 바뀌었다"면서 "내년은 '점포가 아닌 고객 중심으로', '단순히 가격이 아닌 데이터와 고객 취향'에 기반한 전략으로 생존을 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내 시장 한계를 벗어나고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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