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TPU(텐서처리장치)가 엔비디아 칩의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구글이 인공지능(AI) 반도체 1위 기업인 엔비디아의 경쟁자로 부상했다. 아울러 구글은 자체 AI 모델 제미나이3가 호평을 받고 있는 가운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를 손에 넣고 새로운 AI 주도 기업으로 떠오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25일(현지시간) 디 인포메이션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페이스북 모회사인 메타는 구글의 AI 칩 TPU를 도입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타는 2027년 데이터센터에 TPU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수십억 달러 규모의 계약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구글은 AI 챗봇 '클로드'를 운영하는 앤트로픽과 지난달 말 구글의 TPU 100만 개를 탑재한 클라우드 이용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는 수백억 달러에 달하는 규모로 구글 생태계에 무게를 실었다.
TPU는 2015년 출시된 구글의 AI 전용 칩이지만 엔비디아 GPU의 강세에 가려 그간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메타의 TPU 도입이 기술력 입증과 함께 구글이 세계 AI 칩 시장에서 9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엔비디아의 유력한 대항마로 부상하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아울러 구글의 신규 AI 챗봇 '제미나이3' 역시 시장의 기대를 키웠다. 이달 출시된 제미나이3는 추론 능력과 코딩 성능 등에서 오픈AI의 '챗GPT 5.1'을 앞선다는 평가를 받았다. 구글의 AI 이미지 생성 도구 '나노 바나나' 새 버전 역시 이미지 생성·편집 도구로 '내 사진으로 피규어(모형) 만들기' 유행을 만들며 소셜미디어에서 폭발적 반응을 얻고 있다.
그동안 구글은 AI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최근 AI 시장 공략에 공격적으로 나서자 블룸버그는 이를 두고 "잠자던 거인이 완전히 깨어났다"고 평가했다.
경쟁 압박이 커지자 엔비디아는 공개적으로 구글을 견제하고 나섰다. 엔비디아는 엑스(X·옛 트위터) 공식 계정에 "구글의 성공에 기쁘다. 구글은 AI 분야에서 큰 진전을 이뤘다"면서도 "우리는 계속 구글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는 입장을 냈다. 이어 "우리는 업계보다 한 세대 앞서 있다"며 "모든 AI 모델을 구동하고 컴퓨팅이 이뤄지는 모든 곳에서 이를 수행하는 것은 우리 플랫폼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엔비디아가 자사 GPU 성능 우위를 연달아 부각하는 것은 구글이 TPU를 앞세워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구글은 세계 1위의 검색엔진과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브를 가져 대량의 데이터가 매일 쌓이며 안드로이드 OS·클라우드·반도체 설계 등 데이터와 기반기술을 모두 보유한 기업이다. 이에 오픈AI보다 구조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엔비디아는 최근 AI 인프라 투자 회수 가능성에 대한 의문과 AI 거품 우려에도 올해 증시가 32% 상승했지만, 향후 몇 년 안에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주가에 큰 타격을 입혔다. 이에 구글이 최근 보여준 약진이 AI 성장의 실체를 가늠할 분기점이 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WSJ는 "투자자들은 알파벳과 엔비디아를 서로 다른 방향으로 밀고 있다"며 "AI 산업의 구도가 재편되는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구글 모회사 알파벳 주가(C 클래스: 무의결권주)는 이날 1.62% 오른 323.64달러로 신고가를 경신했고 시가총액도 3조9060억달러로 4조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한국 투자자들은 최근 한 달 사이 알파벳 주식을 5억 6000만달러(약 8200억원)어치 순매수해 엔비디아, 메타에 이어 국내 순매수 3위를 기록했다.
반면 엔비디아 주가는 이날 장중 7% 넘게 급락하기도 한 가운데 결국 2.59% 하락한 177.82달러로 마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엔비디아의 시총이 1150억달러(약 168조6000 ) 날아갔다고 전했다.
엔비디아는 최근 주가가 200달러를 웃돌며 시가총액도 5조 달러를 돌파했지만 현재 약 4조3210억 달러 수준으로 내려왔다. 두 기업의 현재 시가총액 격차는 약 4000억달러 수준으로 조만간 시가총액 1위 기업이 바뀔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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