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거주하는 A씨는 최근 부모님께 드릴 1등급 TV 한 대를 구매했다. "부모님 거동이 예전같지 않아 방에서도 TV를 보실 수 있도록 고민하던 차에, 마침 환급 혜택이 있다는 걸 알고 쉽게 결정했다"는 그는 "고효율 제품이라 가격이 조금 더 나가 걱정됐지만 환급 덕분에 부담이 줄었고, 전력요금까지 확연히 줄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A씨는 "제품 하나를 사는 게 아니라 에너지 효율·전기료 절감·부모님 편의까지 고려한 선택을 처음으로 실천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변화는 특정 소비자 개인의 이야기가 아니다. 한 중견 가전업체 관계자는 "경기 침체에도 환급사업 이후 에어컨 62%, 공기청정기 26%, 밥솥 6%, 제습기 2% 등 고효율 가전 판매가 전년 대비 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효율을 기준으로 가전을 선택하는 흐름이 확산되는 만큼, 업계도 고효율 중심의 연구개발(R&D) 투자 경쟁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가전 판매 현장에서도 체감 변화는 뚜렷하다. 서울 중구의 한 대형 매장 매니저 B씨는 "최근 매장을 찾는 고객 중 60대 이상 비중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며 "'에너지 절약된다길래 왔어요', '환급된다고 하니 이걸로 골랐어요'라는 말이 익숙해졌다"고 전했다. 매장에서는 환급 대상 제품을 별도 안내하고 효율등급 라벨 확인, 영수증·구매내역서 챙김, 환급 신청 안내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하고 있다. 그는 "필요하면 환급 대리 신청까지 해드립니다"라고 말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으뜸효율 가전제품 환급사업'은 냉장고·세탁기·TV·공기청정기 등 11개 품목 중 고효율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에게 구입가의 10%, 최대 30만원을 돌려주는 제도다. 온실가스 감축과 침체된 가전시장 활성화를 동시에 노린 국민참여형 에너지 절감 정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김성완 한국에너지공단 수요관리이사는 "이번 사업은 정부의 에너지 정책과 소비자 행동이 맞물리는 상징적 정책"이라며 "소비자가 고효율 제품을 선택할수록 국가 차원의 에너지 효율이 향상되고, 산업계에서는 고효율 기술 개발 경쟁이 촉발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소비자들은 '가성비' 중심의 구매 패턴에서 벗어나 '얼마나 저렴하게 사느냐'보다 '얼마나 현명하게 쓰느냐'로 관점을 전환하고 있다. 환급사업은 소비자가 스스로 "나는 가치 있는 소비를 하고 있는가?"를 묻게 만드는 촉매제로 작용한다.
가전 매장 직원들 사이에서는 효율등급을 먼저 묻는 손님이 늘었다는 반응이다.
매니저 B씨는 "예전엔 디자인·브랜드·기능 중심으로 선택하던 고객들이 이제는 효율등급 라벨을 가장 먼저 확인한다"며 "환급 설명이 곧바로 판매 상담으로 이어질 만큼 소비자들의 정보 탐색이 능동적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효율이 좋은 제품을 고르면 곧바로 환급, 전기료 절감, 장기 비용 절감으로 이어지면서 소비자 관심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셈이다.
으뜸효율 환급사업이 단순한 소비 촉진책을 넘어 친환경 소비 문화와 산업 전반의 구조적 변화를 이끌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성완 이사는 "환급사업은 국민의 행동 변화를 이끌어 탄소 배출을 실질적으로 줄이는 정책으로 효율 높은 제품을 선택하는 선택 하나하나가 국가의 탄소중립 행보에 보탬이 된다"며 "8월 중순 환급 신청 접수 후 3개월 만에 예산의 70%가 소진됐고, 코리아세일페스타, 연말 특수까지 더하면 예산이 예상보다 빨리 소진될 가능성이 있어 대상 제품을 구매했다면 환급 신청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2020년에 이어 5년만에 추경으로 편성돼 실시된 만큼 이번 사업을 1등급 가전교체의 기회로 활용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고효율 가전은 초기비용이 다소 높아도 환급 혜택과 장기적 전기료 절감 효과로 총소유비용(TCO)이 낮다는 점에서 경제성이 높다. 더불어 고효율 제품 사용은 국가적 에너지 절감과 탄소저감에도 직결된다.
전문가들은 가전 교체 수요가 있는 가정이라면 예산 소진 전 으뜸효율 환급사업을 활용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이라고 조언한다.
으뜸효율 환급신청은 으뜸효율 홈페이지 또는 '으뜸효율+' 모바일 앱을 통해 가능하며, 자세한 사항은 으뜸효율 고객센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르포] 중력 6배에 짓눌려 기절 직전…전투기 조종사 비행환경 적응훈련(영상)](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2/29/20240229181518601151_258_1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