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시민운동의 버팀목' 장채열 동사연 이사장 별세... 향년 62세

  •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방자치"

  • 5·18 참여 후 민주화운동 투신, 순천만 보전·조례저수지 호수공원화 이끈 '변방의 실천가'

  • 시민 주권 꿈꾼 '영원한 자치일꾼' 장채열

고 장채열 이사장 사진독자제공
고 장채열 이사장. [사진=독자제공]

전남 순천 지역 시민운동의 큰 버팀목이었던 장채열 전남동부지역사회연구소(약칭 '동사연') 이사장이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62세.

전남진보연대와 순천시민사회단체는 '꿈꾸는 자치일꾼 장채열 민주시민사회장례위원회'를 구성하고, 장 이사장이 지난 9일 오후 3시 35분경 성가롤로병원에서 영면에 들었다고 밝혔다.

장 이사장의 삶은 1980년 광주 5·18민주화운동을 겪으며 시작된 파란만장한 민주화 운동의 역사 그 자체였다. 

고흥군 교육자 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난 그는 1981년 전남대 입학 후 학생운동에 투신했다. 

특히 1983년 전남대 도서관 옥상에서 '반파쇼 민주화 투쟁' 시위를 주도하다 첫 수감생활을 했으며, 여수 지역운동 중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두 번째 수감되는 등 민주화 운동에 헌신했다. 이후 민주화운동 유공자로 지정받았다.

1987년 순천에 정착한 장 이사장은 '순천민주청년회'를 창립하고 사무국장과 회장을 역임하며 지역 민주화운동의 기틀을 다졌다.

그의 활동은 1989년 '전남동부지역사회연구소(동사연)' 설립과 함께 더욱 빛을 발했다. 

동사연을 중심으로 여순사건 증언 채록, 골재 채취장으로 변질될 뻔했던 순천만 갯벌 보전운동, 조례저수지 매립 반대를 통한 호수공원화 추진, 순천역 앞 화상경마장 입점 저지 등 지역의 환경과 주민 주권을 지키는 굵직한 대안적 시민운동을 주도했다.

장 이사장은 투병 중에도 지난해 '윤석열 퇴진 순천시민행동' 공동대표로 촛불집회를 지원했으며, 올해 추석 전까지도 '생태도시 순천'을 위한 '수세미 포럼'을 열어 천연 수세미 보급 활동을 이어가는 등 마지막까지 실천적 활동가로서의 책임을 다했다.

장 이사장은 생전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방자치"라고 강조하며 "변방에서 중심부를 흔들어야 한다"는 말을 자주 했으며, 진보와 보수를 넘어 시민사회 전체를 아우르는 통합적 리더십을 보여준 실천가로 평가받고 있다.

장 이사장의 삶은 5·18 정신의 계승과 주민 주권, 그리고 자치 실현을 향한 한결같은 실천의 여정이었다. 유족으로는 순천YMCA에서 평생 동지로 함께해 온 부인 김선숙 씨와 자녀 찬욱, 지영 씨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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