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개인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시장으로 대거 복귀하고 있다. 코스피가 4000대를 돌파하면서 그간 불신을 보여왔던 '국장(국내 증시)'에 대한 개인의 관심이 높아진 모습이다. 특히 주가 하락 시 저가 매수에 나서면서 하방을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동학개미'만으로는 증시 상승이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11월 들어 불과 6거래일 동안 국내 주식시장에서 6조462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상장지수펀드(ETF) 등 상품을 포함하면 더욱 크다. ETF·ETN·ELW를 포함해 8조2639억원을 사들였다. 같은 기간 미국 주식 순매수 규모는 16억4638만 달러(약 2조3900억원)으로 국내 주식 매수 규모가 약 4배 크다.
지난해만 해도 개인투자자들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빠져나갔다. 미국 주식의 주가 수익률이 높았던 데다 국내에선 비상계엄 사태 등 정치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자금을 뺐다. 개인은 지난해 유가증권시장에서 5조3546억원을 순매도했는데, 미국에선 105억4500만 달러(약 16조원)를 순매수했다.
시장에선 개인이 다시 국내 증시로 돌아온 배경으로 부동산 시장 위축과 대체 투자처 부재를 꼽는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은 필연적으로 유동성의 대체 투자처 물색을 촉진한다"며 "이에 국내 주식시장으로 개인 자금이 대거 유입되는 머니무브 현상을 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예탁금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말 54조원 수준이었던 예탁금은 이달 들어 85조원을 웃돌고 있다. 이달 5일에는 88조2709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쓰기도 했다.
개인 자금이 몰리면서 지수 하단을 지지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지난 5일 장 중 코스피가 6.16%까지 낙폭을 키웠으나 결국 개인 매수세에 2.85% 하락 마감했다. 지난 7일에도 외국인과 기관이 매도에 나서면서 코스피가 3880대로 밀렸으나 개인 매수에 3950대에 마감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개인의 순매수가 단기적으로 지수 하락을 방어하는 효과는 있지만 지속적인 상승 추세를 이끌기엔 한계가 있다고 진단한다. 여전히 시장을 외국인투자자가 주도하고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 투자심리를 가로막는 변수로는 원화 약세가 지목된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1460원을 돌파하며 연중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원화 약세는 외국인 투자자에게 환차손 우려를 키워 국내 증시 매수를 주저하게 만든다.
환율이 안정되지 않으면 외국인 자금의 본격 유입은 쉽지 않다는 관측이다. 다만 이날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부 기능정지) 종료 기대감에 환율은 소폭 하락했다.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약화된 영향이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개인투자자 중심의 저가 매수세가 들어오며 낙폭을 크게 줄이는 모습도 확인했으나 하락 시 비중을 늘리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며 "외국인이 주도하는 시장 환경 지속되고 있어 원화의 달러화 대비 강세 전환이 증시 상승에는 필요하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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