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 닫고, '○○페이' 사용하는 소비자...위기의 신용카드

  • 신용카드 이용 증가율 5년 來 최저…개인 분야 부진 두드러져

  • 간편결제 중 신용카드 비중 줄어…업계, 고객기반 확대로 대응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연간 10% 안팎 늘었던 신용카드 사용 성장액이 올해 들어서는 4분의 1 토막으로 급감하는 등 카드 업계가 난관에 봉착했다. 3분기 지급된 민생소비 쿠폰으로 급한 불은 껐지만 카드 업계 불황은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4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전업카드사 8곳(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BC카드)의 신용카드 이용실적은 481조9040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상반기보다 3.85% 증가한 것이며 코로나19 직후인 2021년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신용카드 이용실적의 저성장은 법인보다는 개인에서 두드러졌다. 개인 신용카드 이용실적은 작년 3분기 199조23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2% 성장하는 데 그쳤다. 이후 작년 4분기 202조7344억원(3.92%), 올해 1분기 198조9181억원(2.91%), 올해 2분기 202조2811억원(3.23%) 등 저성장을 면치 못했다. 앞서 9.24%(2021년), 10.75%(2022년), 6.93%(2023년) 등 연간 이용실적 증가율을 기록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금융소비자들이 신용카드 이용을 줄이는 가장 큰 이유는 불경기에 따라 소비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분기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작년 2분기 –0.2% 이후 줄곧 0% 부근에 머물러 있다. 이로 인해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신용카드 이용실적도 대폭 늘지 못하는 국면이 장기화하는 모습이다.

카드업계 안팎에서는 결제 수단 다각화에 따른 영향도 일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일평균 간편지급(간편결제) 서비스 이용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4% 늘어난 1조464억원으로 집계됐다. 간편지급은 스마트 기기에 저장된 비밀번호나 생체 정보 등 간편 인증수단을 이용한 결제를 뜻한다. 간편결제 확대가 신용카드 이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지만 결제수단 다각화 정도를 가늠할 수 있다.

실제로 간편결제 중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전자금융업자를 통한 결제 비중은 2023년 상반기 49.2%에서 올해 상반기 55.1%로 5.9%포인트 확대됐다. 이 기간 전자금융업자를 통한 간편결제 중 신용카드 이용 비중은 61.4%에서 59.7%로 소폭 축소됐다.

다만 3분기 들어 소비심리가 일부 회복하고 정부가 두 차례에 걸쳐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하면서 신용카드 이용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전체 신용·체크카드 승인실적은 전년 대비 6.7% 늘어난 327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카드사들은 소비심리 위축과 결제 수단 다각화 등에 ‘고객 기반 확대’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신상품을 늘리고 상품별로 소비자군을 세분화해 공략하는 등 고객 마음을 사로잡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불경기에는 신상품을 늘리면서 경기가 좋아졌을 때 신용카드 이용이 늘어날 수 있도록 고객 기반을 확대하는 데 중점을 뒀다”며 “3분기부터 소비심리가 되살아나고 있는 것으로 보여 고객들이 신용카드 사용도 늘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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