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면세구역 내 면세점 모습. [사진=연합뉴스]
달러당 1400원대 고환율이 지속되면서 면세업계가 잇따라 ‘기준환율 인상’ 카드를 꺼냈다.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이 국내 브랜드 제품에 적용하는 기준환율을 1350원에서 1400원으로 올리기로 한 것이다. 겉보기에는 가격 인상 요인처럼 보이지만 K브랜드 상품의 면세가는 오히려 3.7%가량 내려가는 효과가 나타나, 높아진 환율로 줄어든 고객 발길을 되돌리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신라면세점은 오는 3일부터, 롯데면세점은 4일부터 화장품·패션·잡화·전자제품·식품 등 국내 브랜드 전 품목에 적용하는 기준환율을 기존 1350원에서 1400원으로 인상한다. 면세점은 환율이 급등하거나 급락할 때 일정한 환율을 기준환율로 정해 상품 가격을 계산한다.
이번 기준환율 인상은 소비자에게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내 브랜드 상품은 원화로 출고가가 정해져 있다. 따라서 기준환율이 높아지면 달러로 환산한 면세가가 낮아지는 구조다. 예를 들어 1만원짜리 제품은 기존(1350원 기준) 약 7.4달러였지만 이번 조정(1400원 기준) 후에는 7.1달러로 낮아진다. 면세점 고객들은 기존보다 약 3.7% 저렴한 가격에 국내 브랜드 제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를 넘나들며 소비자들이 면세점 방문을 주저하는 가운데 가격 인하를 통해 매출 하락을 최소화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환율 급등이 이어지면 소비자 체감가가 높아져 구매력이 떨어진다”며 “국내 브랜드 위주로 가격 부담을 완화해 고객을 붙잡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다만 면세점이 기준환율을 올리는 것이 모든 브랜드에 유리한 것은 아니다. 해외 브랜드는 실제 원·달러 환율 상승의 유탄을 맞고 있다. 해외 브랜드 제품은 달러로 매입하기 때문에 환율이 오를수록 면세점의 수입 원가가 높아진다. 달러 강세가 장기화할 경우 수입 원가 상승이 누적돼 향후 소비자 가격 인상 요인이 될 수 있다.
외국인 소비 트렌드 변화도 면세점 업계의 고민을 키우고 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 외국인 구매 인원은 101만2368명으로, 올해 처음 100만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외국인 1인당 평균 면세점 매출액은 77만원으로, 전년 동기(108만원) 대비 28.9% 감소했다. 중국 보따리상(다이공) 중심의 고액 구매가 줄고 개별 여행객 위주의 소액 결제가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면세점 대신 올리브영·다이소·무신사 등 유통채널로 소비가 분산된 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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