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캐나다와의 무역 협상 재개 일축…"당분간 만나지 않을 것"

캐나다의 관세 반대 광고 '보복' 후 강경 입장 유지

캐나다 카니 총리 "미국과 함께 앉을 준비 돼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행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 당분간 만나지 않겠다며 캐나다와의 무역 협상 재개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방문을 마치고 일본 도쿄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취재진과 만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카니 캐나다 총리와의 회담 가능성에 대해 "그와 만나고 싶지 않다. 당분간 만나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캐나다와 맺은 합의에 매우 행복하다. 그냥 내버려 두겠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현지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州)가 관세 반대 광고를 내보낸 것을 문제 삼으며 캐나다와의 무역 협상 중단을 선언했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관세를 부정적으로 언급하고 자유무역을 옹호한 것처럼 보이게 했다는 이유에서다. 이후 온타리오주는 다음날 해당 광고를 중단하겠다고 밝혔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잘못된 것을 알고도 광고를 바로 중단하지 않았다며 캐나다에 관세 10% 추가 인상을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 10% 추가 관세 적용 시점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지켜보자"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백악관은 지난 8월 캐나다에 관한 관세율을 25%에서 35%로 인상한 상태다. 다만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규정에 적용되는 상품들은 예외로 분류돼 대부분의 캐나다 상품에는 해당 세율이 적용되지 않고 있다.

캐나다 측은 미국과의 무역 대화 재개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카니 총리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 참석차 찾은 쿠알라룸푸르에서 기자들을 만나 "캐나다는 미국과 그간 진행해온 협상과 논의 내용을 바탕으로 진전을 이뤄낼 준비가 돼 있다"며 "미국이 준비된다면 우리는 미국과 함께 앉을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