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2014년 12월 서울 삼성동을 떠나 ‘국가균형발전특별법’에 따라 나주로 이전한 지 11년이 지났다. 현재 한전은 전남 지역 경제의 주축으로 자리 잡으며 지역 발전을 이끌고 있다. 본사 이전 이후 인구·산업·세수 등 주요 지표가 모두 상승세를 보였고, 나주는 농업 중심 도시에서 에너지 산업 중심지로 빠르게 변모했다.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빛가람 혁신도시)를 대표하는 공공기관인 한전에는 혁신도시로 이전한 16개 기관 7500여명 중 30%인 약 2000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전 초기 허허벌판이던 혁신도시는 이제 인구 4만명, 평균 연령 34세인 ‘젊은 도시’로 변모했다. 나주시 전체 인구도 한전 이전 당시 9만명 남짓에서 2023년 기준 11만7000명을 넘어섰다.
지역 재정도 큰 폭으로 늘었다. 한전 이전 직전인 2014년 21억원에 불과하던 지방세 수입은 2015년 65억4100만원으로 세 배 가까이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1159억4000만원으로 급증했다. 공공기관 이전이 지역 재정과 소비 구조를 실질적으로 변화시킨 것이다.
전남 지역경제 지표에서도 이 같은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전남도청 시·군별 지역내총생산(GRDP) 통계에 따르면 2014년 전남 전체 GRDP는 62조4567억원에서 2015년 65조4542억원으로 전년 대비 4.8% 성장했으며 2022년에는 96조2000억원으로 늘었다. 특히 혁신도시가 위치한 나주 GRDP는 2014년 약 3조4800억원에서 2022년 6조4000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대표적인 성과가 지역 인재 양성과 첨단 에너지 인프라 구축이다. 2022년 3월 개교한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KENTECH)는 지역 균형발전의 상징으로 꼽힌다. 현재 446명의 융복합 공학 인재를 양성하고 있으며, 설립 3년 만에 414건(825억원 규모)의 연구과제를 수행하고 54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글로벌 산학연 클러스터 대학으로 빠르게 성장 중이다.
한전은 혁신도시 인근 4개 권역에 ‘에너지밸리’를 조성해 지난해 말 기준 337개 기업을 유치하고 3600여 개 일자리를 창출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2023년 기준 약 1조239억원 규모로 지역 기업 제품을 우선 구매하며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 또 ‘이전지역인재 채용 우대제도’를 통해 지금까지 1500명 넘는 광주·전남 인재를 채용해 인재 유출 방지에도 기여하고 있다.
한전을 중심으로 조성된 에너지밸리에는 신재생에너지·배터리·전력기기 등 전력산업 관련 기업이 집적돼 기술 상용화와 연구개발(R&D)이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 ‘에너지 신산업 혁신거점’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매년 열리는 ‘빛가람 국제전력기술엑스포(BIXPO·빅스포)’도 지역 내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한몫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관람객 36만여 명이 방문했고, 2000여 개 기업이 참여해 누적 2억 달러 넘는 수출 계약을 성사시켰다. 올해 행사도 11월 5~7일 사흘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한전 이전은 단순한 공공기관 이전을 넘어 도시 구조 전체를 바꾼 경제적 전환점이 됐다. 인구·산업·세수 증가세가 뚜렷해지며 전남의 성장 거점으로 부상했다. 농업 중심이던 나주는 에너지 산업 중심지로 탈바꿈했고, 서비스업·부동산업 등 연관 산업에서도 부가가치가 빠르게 늘고 있다.
김동철 한전 사장은 지난해 말 열린 10주년 행사에서 “에너지 신기술과 신사업이 주도할 에너지 대전환 시대를 맞아 주인의식을 바탕으로 공기업의 틀에서 벗어나 국내 전력 생태계의 근본적 발전과 글로벌 에너지산업의 주도권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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