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엔 빌려 타는 차…렌터카 120만대 시대 열린다

  • 취득세·정비비 부담 줄인 '가성비 소비' 확산

  • 장기렌터카 인기 속 20~30대 중고차 대여 '틈새시장'으로

경기 불황에 렌터카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렌터카 시장에서 가장 인기를 끄는 현대 아반떼 모습사진아주경제DB
경기 불황에 렌터카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렌터카 시장에서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현대 아반떼. [사진=아주경제DB]
경기 불황이 길어지면서 렌터카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취득세와 정비 부담이 없고, 초기 비용까지 적은 '가성비 차량'으로 자리 잡은 영향이다.

24일 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국내 렌터카 등록 대수는 114만4325대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08만8880대)보다 5.09% 증가한 수치다. 최근 1년 새 렌터카 등록 대수가 5만대 이상  늘어난 셈이다. 국내 렌터카는 2022년 등록 대수가 100만대를 처음 넘은 이후 매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 추세라면 내년 하반기엔 렌터카 120만대 돌파가 유력하다.

차종별로는 아반떼(6만755대·점유율 5.6%), 카니발(5만3573대·4.9%), 제네시스(5만224대·4.6%) 순으로 인기를 끌었다. 수입차 부문에서는 테슬라 모델Y(6494대·12.3%), 벤츠 E클래스 하이브리드(4829대·9.1%), 테슬라 모델3(2583대·4.9%)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국내차는 내연기관 차종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었지만, 수입차는 전기차·하이브리드 중심의 소비 흐름이 뚜렷했다.

최근에는 장기 렌터카가 새로운 성장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장기 렌터카는 단기간 빌리는 단기 렌트와 달리 3~5년 단위 계약으로 구매자와 판매자 모두 안정적인 유지가 가능하다. 롯데렌탈의 장기 렌터카 비중은 2022년 53%에서 지난해 56%로 상승했고, 단기 렌트는 11%에서 10%로 감소했다.

업계는 자동차 시장이 구독 서비스 등 '유연한 이동 소비'로 진화하고 있음을 주목한다. 월 단위 구독·반납이 가능한 상품까지 등장하면서, 렌터카 시장이 단순 대여를 넘어 '모빌리티 서비스' 산업으로 확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렌터카는 신차 구매 대비 취득세 등 초기 비용 부담이 적고 취득세나 정비 요금도 발생하지 않아 특정 기간 자동차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적합한 모델로 평가받는다. 렌터카의 주 이용 층은 구매력이 높은 40~50대가 중심이지만, 최근엔 합리적 소비를 추구하는 20~30대가 중고차 장기 렌터카로 유입되고 있다.

이 같은 흐름 속에 렌터카 업계의 호황이 이어지고 있다. 증권가에선 롯데렌탈의 3분기 영업이익이 8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1%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866억원)를 소폭 웃도는 것으로, 전체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자동차 렌털 부문이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중고차 매각 확대와 카셰어링 회복세가 맞물리며 수익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롯데렌탈 관계자는 "할부 구매의 대안으로 렌터카를 찾는 소비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경기가 나쁠수록 가성비를 생각해 렌터카를 찾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신차 판매는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신차 판매량은 2020년 190만대를 정점으로 △2021년 173만대 △2022년 168만대 △2023년 175만대 △2024년 163만대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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