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다크호스'로 꼽히는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이 뒷심을 발휘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당초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과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상의 양강 구도로 점쳐졌으나, 하야시 의원이 가세하면서 3자 대결로 선거를 맞이하게 됐다.
3일 일본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번 선거는 판세가 점차 '1강, 2중, 2약' 구도로 굳어지고 있다. 즉 총 5명의 후보 가운데 고이즈미 의원이 여전히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다카이치 의원과 하야시 의원이 그 뒤를 쫓는 형국이다.
앞서 지난달 30일 아사히신문이 자민당 의원들을 상대로 지지 후보를 조사한 결과 고이즈미 의원을 꼽은 당내 의원이 72명으로 가장 많았다. 2위는 하야시 의원으로 57명이 지지했다. 고이즈미 의원과 양강 구도를 보였던 다카이치 의원은 37명에 그쳐 3위로 밀려났다.
고이즈미 의원은 '실점 최소화' 전략으로 최대한 논란이나 실수를 피하는 전술을 사용하고 있다. 총재 선거 전날까지 이틀간 해외 출장을 다녀오는 모습을 보여 '자신감의 방증'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다만 자신의 선거 캠프에서 다른 후보를 겨냥한 비방 댓글을 달도록 의뢰하는 등 댓글 조작 의혹이 불거지면서 신뢰에 일정 부분 손상을 입어 변수가 될 수 있다.
강경 보수 성향인 다카이치 의원은 지난달 30일 출마 후보 가운데 한 명인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경제안보상을 추천한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후보 모두 보수 성향이 강하다.
모테기 도시미쓰 전 자민당 간사장과 고바야시 의원은 이번 선거에서 당선 가능성은 낮지만 이들을 지지했던 의원들의 표심이 2차 결선 투표 결과를 좌우할 수도 있다. 두 사람을 지지하는 의원 수는 각각 30명 정도로 알려지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일제히 1차 투표에서는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상위 2명이 결선 투표를 치러야 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보도하고 있다. 이에 후보들은 당내 의원 표심 잡기에 막판 스퍼트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1차 투표는 국회의원 표와 당원(당비 납부 일본 국적자)·당우(자민당 후원 정치단체 회원) 표를 각각 50%씩 반영해 결과를 낸다. 국회의원 295명은 각각 1표를 행사하고 당원 표는 의원 전체 표수와 같은 295표로 환산한다. 결선투표에서는 의원 295표와 광역자치단체 지부 47표를 합산해 최후의 1인을 선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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