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승환은 지난달 30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프로야구 KBO리그 정규리그 마지막 홈 경기에서 온 힘을 다해 네 개의 공을 던지고 한 개의 아웃카운트를 잡은 뒤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이로써 오승환의 KBO리그 통산 성적은 738경기 44승 33패, 19홀드, 427세이브, 865탈삼진, 평균자책점 2.32로 끝맺음됐다.
오승환은 이견이 없는 한국 야구사상 최고의 마무리 투수였다.
아울러 그해 삼성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면서 최우수선수상(MVP)까지 거머쥐었다.
2014년부터는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에서 활약했다. 일본 무대에서 뛴 두 시즌 동안 127경기 4승 7패 12홀드, 80세이브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했다.
일본에서 성공을 거둔 오승환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콜로라도 로키스를 거치면서 네 시즌 동안 232경기에 출전해 16승 13패 45홀드, 42세이브, 평균자책점 3.31을 기록했다.
이후 2019년 국내 무대로 돌아온 오승환은 은퇴할 때까지 삼성의 유니폼만 입으면서 국내 기준 '삼성 원클럽맨'으로 남게 됐다.
오승환은 한국 야구 대표팀에서도 맹활약했다. 한국 야구가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3위), 2008 베이징 올림픽(금메달), 2009 WBC(2위) 등의 성적을 낼 때 뒷문을 든든하게 지켰다.

오승환은 한·미·일 커리어 통산 1096경기에 출전해 64승 54패를 거두며 76홀드와 함께 549개의 세이브를 쌓았다. 통산 500세이브 이상 성공은 국제 무대에서 마리아노 리베라와 트레버 호프만만 달성한 대기록이다.
삼성은 오승환의 등번호인 21번을 영구 결번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이만수(22번), 양준혁(10번), 이승엽(36번)에 이어 네 번째다. 아울러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의 3루 입장 게이트는 '21번 게이트'로 이름을 변경하기로 했다.
오승환은 마운드에서 표정 변화가 거의 없어 '돌부처'로도 불렸다.
커리어 마지막 경기를 치른 뒤 은퇴식에서 오승환은 돌부처를 언급하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어린 시절 넉넉하지 않은 환경에서 부모님과 형들이 절 위해 희생을 많이 했다"면서 "지금의 돌부처 오승환을 있게 한 건 마운드 위에서는 감정을 숨기라고 알려주신 아버지 덕분"이라고 했다. 또 올해 세상을 떠난 어머니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면서 울먹였다.
눈물과 함께 21년간의 선수생활을 마친 오승환은 인생 2막을 준비하고 있다.
리코스포츠에이전시는 1일 오승환과 매니지먼트 계약 체결을 알리면서 "오승환은 인생 2막을 시작한다. 그라운드 밖에서도 그의 가치와 영향력이 빛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오승환은 소속사를 통해 "이제는 다른 방식으로 팬들과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리코스포츠와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며 한국 야구에 기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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