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석을 아십니까 53회 – 꾸란 40장 관용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지 않습니다
꾸란 40장 가-피르는 하나님의 관용과 인간의 선택, 그리고 그에 따른 책임과 보응을 선명히 드러낸다. 모세와 파라오, 믿는 자와 불신자의 이야기를 통해 신앙은 단순한 선언이 아니라 삶 속에서 책임을 지는 결단임을 보여준다. ‘가-피르’는 관용의 장이자 심판의 거울로서, 내가 지금 진실로 하나님께 향하고 있는지, 아니면 오만과 욕망에 끌려가고 있는지를 묻는 꾸란의 강력한 외침이다. 다석 류영모 선생은 “참은 멀리 있지 않고, 내 속에 가까이 있다”라 하여, 신앙은 종말의 공포가 아니라 오늘 내 삶 속에서 참을 향해 한 걸음을 내딛는 태도임을 일깨운다.
지옥 앞에서 깨닫는 회개는 늦은 절규일 뿐이다
11절은 불신자들이 두 차례의 죽음과 두 차례의 생명을 고백하며 뒤늦게 죄를 깨닫는 장면을 보여준다. 그러나 그들의 절규는 이미 심판 앞에서 너무 늦은 후회일 뿐이다. 회개는 죽음 직전의 두려움이 아니라 살아있는 동안 삶의 한가운데서 이루어져야 진짜 의미가 있다. 꾸란은 인간에게 주어진 생명과 죽음의 경험을 통해 하나님 앞에서 지금 어떤 길을 걷고 있는지를 성찰하도록 촉구한다.
하나님의 관용은 위선이 아니라 진심을 향해 열린다
12절은 불신자들이 심판을 받는 이유를 밝힌다. 하나님을 유일하게 섬기라는 명령을 거역하고, 우상 숭배에 마음을 둔 선택 때문이다. 신앙은 자유로운 결단이지만, 그 선택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른다. 하나님의 관용은 진실로 그분께 나아오는 자들에게만 열려 있으며, 위선과 불순종을 고집하는 자들에게는 닿지 않는다
파라오의 교만 속에도, 숨은 믿음은 살아 있었다
26~28절은 파라오의 오만과 그에 맞선 모세의 신앙을 보여준다. 파라오는 예언자를 죽이려 하며 권력으로 진리를 억누르려 하지만, 모세는 두려움 없이 하나님께 구원을 청한다. 더 나아가 파라오의 집안 가운데서도 몰래 믿음을 지킨 자가 있었음을 꾸란은 전한다. 이는 신앙이 외적 권세나 환경에 좌우되지 않고, 진실한 마음 속에서 살아 숨 쉬는 힘임을 드러낸다.
구원은 초대이며, 신앙은 어느 길을 택하느냐의 문제다
39절과 41절은 현세와 내세, 그리고 초대의 방향을 분명히 대조한다. 현세의 삶은 잠시 스쳐가는 즐거움일 뿐, 참된 영원한 거처는 내세에 있음을 강조한다. 또한 진실한 신앙은 구원으로의 초대지만, 거짓과 욕망은 지옥으로 끌어들이는 초대임을 드러낸다. 꾸란은 인간이 무리에 휩쓸리듯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지금 내가 어디로 향하고 누구의 부름에 응답하고 있는지를 성찰하도록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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