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기관은 던지고 개인은 담았다…관세 불확실성에 주가 흔들

  • 관세·노동 리스크 겹쳐 실적 전망 부담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대표이사CEO 사장이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더 셰드에서 열린 2025 현대차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대표이사(CEO) 사장이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더 셰드'에서 열린 '2025 현대차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국내 주식시장에서 기관투자자들은 현대차와 기아 주식을 대규모로 팔아치운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정반대 행보를 보였다. 업계에서는 미국 관세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주가 반등이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 동안 기관투자자는 현대차 주식 1565억원, 기아 주식 1089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순매도 규모 기준으로 두 종목은 전체 상장 종목 가운데 나란히 1위와 2위를 기록했다. 특히 기관 중에서는 연기금의 매도세가 두드러졌다. 연기금은 같은 기간 현대차 696억원, 기아 368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투자자는 기관 매물을 적극적으로 받아냈다. 개인은 같은 기간 현대차를 3946억원 순매수해 순매수 종목 1위에 올랐고, 기아도 1628억원을 순매수해 4위를 기록했다. 이 기간 현대차와 기아 주가는 각각 4.25%, 2.34% 하락했다.

증권가에서는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지연되면서 한국산 자동차에는 여전히 25% 관세가 적용되고 있는 점을 부담으로 꼽는다. 특히 일본산 자동차 관세가 27.5%에서 15%로 인하되면서, 한국 업체의 가격 경쟁력 약화 우려가 커졌다는 평가다.

관세 문제와 함께 미국 현지에서 발생한 노동자 체포 사건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각)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과 국토안보수사국(HSI)은 조지아주 서배나에 있는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에서 한국인 노동자 475명을 체포했다. 시장에서는 이 사건으로 합작 공장 설립 일정에 차질이 생기면서 내년 실적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는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지난 18일(현지시간) 인베스터 데이를 개최하고 77조300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다만, 올해 영업이익률 목표는 미국 관세 부담 등을 반영해 기존 7~8%에서 6~7%로 낮췄다. 이를 영업이익으로 환산하면 12조6000억~14조6000억원에서 11조~13조원으로 약 12% 감소한다.
 
내년 전망도 쉽지 않다. 내년에는 관세 영향이 매출과 영업이익에 연간 내내 반영되기 때문이다. 이승조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부사장)은 간담회에서 "내년에는 전 기간에 걸쳐 관세 영향이 반영돼 올해보다 더 어려운 상황이 예상된다. 내부 원가 절감과 효율화로 대응하겠지만 상황이 쉽지 않다"며 "올해는 환율이 우호적으로 작용했지만 내년에는 불확실성이 크다"고 말했다.
 
행사 직후 DB금융투자는 현대차 목표주가를 기존 29만원에서 27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남주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의 25% 관세 부과 가능성이 여전히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현대차가 경쟁사 대비 불리한 영업환경에 놓여 있는 만큼 올해 3·4분기 실적과 내년 전망치를 동시에 낮출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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