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기후 변화로 고온 현상이 이어지면서 모기가 가을에 번식하고 있다.
지난 16일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11월 둘째 주까지 채집된 모기 개체수는 1만6997마리였다.
지난해 채집된 모기 가운데 주거지에서 자주 접하는 모기인 빨간집모기가 전체의 86.9%를 차지했다.
월별로 보면 모기는 가을에 강세가 두드러졌다.
10월에 채집된 모기가 5087마리로 가장 많았다. 이는 두 번째로 많은 7월 2511마리의 2.5배 수준이었다.
10월을 포함해 가을철(9∼11월)에 잡힌 모기는 9234마리로, 여름철(6∼8월)보다 많을 뿐만 아니라 전체의 54.3%에 달했다.
이런 변화는 2020년쯤부터 두드러졌다. 2015~2019년에는 2017년(9월 첫째 주)을 제외하고 매년 7월에 모기가 가장 많이 채집됐지만,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는 2021년(6월 넷째 주)을 제외하고 10월이나 11월에 최고점을 찍었다.
모기의 활동 계절이 바뀐 것은 기후 변화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모기 권위자인 이동규 고신대 보건환경학부 석좌교수에 따르면 모기는 변온동물이라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기온은 26~27도다. 사람의 피를 빨아먹는 모기는 암컷으로 산란에 필요한 영양분을 얻기 위해서 흡혈한다.
암컷 모기의 수명은 통상 3주가량인데, 기온이 30도 이상이면 수명이 2주로 줄어들고 33∼36도가 되면 1주로 더 줄어든다. 변온동물이기에 기온이 오를수록 대사활동이 활발해지면서 그만큼 노화가 가속하는 것이다.
이동규 석좌교수는 연합뉴스를 통해 "온도가 너무 오르면 모기들이 활동을 자제하게 된다"며 "모기들이 비행할 때 체온이 더 상승하므로 기온이 높으면 잘 움직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당분간 모기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연합뉴스를 통해 "모기가 여름철에 많이 나오지 않았다가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늘어나는 추세"라며 "올해도 작년처럼 가을에 모기가 많이 잡힐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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