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특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이르면 17일 피의자 조사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023년 9월 15일 인천항 수로 및 팔미도 근해 노적봉함에서 열린 제73주년 인천상륙작전 전승기념식에서 이종섭 국방부 장관왼쪽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023년 9월 15일 인천항 수로 및 팔미도 근해 노적봉함에서 열린 제73주년 인천상륙작전 전승기념식에서 이종섭 국방부 장관(왼쪽)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채상병 순직 사건 외압·은폐 의혹을 수사 중인 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팀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이르면 이번 주 후반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한다.

정민영 특별검사보는 16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 전 장관의 직권남용 등 혐의와 관련한 피의자 조사가 빠르면 17일 시작될 것”이라며 “최소 세 차례 이상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전 장관은 2023년 7월 채상병 사건 당시 국방부 수장을 맡고 있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통화한 직후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 조사 결재를 번복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이른바 ‘VIP 격노설’과 수사 외압 의혹을 밝힐 핵심 인물로 꼽혀 왔다. 현재는 주호주대사 임명 직후 도피성 출국 논란까지 불거진 상태다.

특검은 우선 17일 참고인 신분으로 이 전 장관을 불러 호주대사 임명과 출국, 귀국, 사임 과정 전반을 조사할 예정이다. 범인도피죄는 ‘타인을 숨기거나 도운 경우’에 해당하는 만큼, 도피 당사자인 이 전 장관은 참고인으로 분류된다. 다만 이후 채상병 사건 외압 혐의에 대해 본격적인 피의자 조사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 전 장관은 작년 3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출국금지 조치가 내려진 상태에서 주호주대사로 임명됐다. 임명 나흘 만에 출국금지가 해제돼 호주로 떠났다가 여론이 악화하자 11일 만에 귀국해 대사직에서 물러났다. 특검은 이 전 장관을 조사한 뒤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 등 범인도피 의혹의 또 다른 핵심 인사들도 다음 주 소환할 계획이다.

정 특검보는 “외교부, 법무부, 국가안보실 등 세 기관에서 당시 의사결정이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책임자들이 주요 피의자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국가인권위원회 내 군인권보호위원회의 긴급구제 기각 과정에서도 외압이 있었는지 수사 중이다. 당시 위원으로 참여했던 한석훈 인권위 비상임위원을 17일 오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김용원 인권위 상임위원 겸 군인권보호관(차관급)은 직권남용 혐의 피의자로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김 위원은 2023년 8월 국방부 검찰단의 사건기록 회수 조치를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가, 같은 날 이 전 장관과 통화한 뒤 입장을 바꾼 것으로 의심된다. 또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김 위원은 올해 5월 자신의 PC를 ‘메인보드 불량’을 이유로 교체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이 출범하기 두 달 전이자 헌법재판소의 윤 전 대통령 파면 결정 직후 시점이다. 인권위는 “기존 하드디스크는 폐기되지 않았고, 초기화 뒤 보관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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