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미국 여성 40만명 '사표'…상당수, 자녀 어린 직장맘 

  • 헤게니스 캔자스대 교수 "선택에 직면하면 직장 그만두게 돼"

5세 미만 자녀를 둔 25-44세 미국 엄마빨강와 아빠파랑의 경제활동참가율 사진캔자스대 캡처
5세 미만 자녀를 둔 25-44세 미국 엄마(빨강)와 아빠(파랑)의 경제활동참가율. [사진=캔자스대 캡처]

올해 상반기에 미국에서 직장을 그만둔 여성이 40만명에 달하는 가운데, 어린 자녀를 둔 엄마들이 직장을 그만두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고 CBS방송과 USA투데이 등 미국 매체들이 보도했다. 
 
이들 매체는 최근 일과 가정 양립에 어려움을 겪어 직장을 그만두는 엄마(직장맘)들의 사연을 전했다. CBS에 따르면 아이오와주 웨스트브랜치에 사는 여성 맥킨지 브루게는 병원에서 청구 업무를 담당하는 동시에 2명의 자녀를 둔 엄마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 6년간 이 직종에서 근무했지만, 최근 일을 그만뒀다. 그 이유는 세 살 배기 아이와 신생아 등 두 명의 아이를 키워야 하는 경제적 부담 때문이었다. 
 
한국과 달리 미국은 어린이집에 대해 대부분 국비 지원이 되지 않는다. 브루게는 아이 둘 어린이집을 보내는데 1주 500달러(약 69만원)를 지출해 왔다. 이는 브루게 본인의 월급과 맞먹는 수치다. 게다가 출근을 할 때 울어대는 아이들을 두고 떠나는 일이 쉽지 않았다고 그는 전했다. 지금은 경력이 단절돼 배관공을 하는 남편의 수입으로 버티고 있다. 

자녀를 둔 여성들이 일과 가사를 병행하기 어렵다는 것은 수치로도 나타난다. USA투데이가 미 노동부 노동통계국 수치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5세 미만 자녀를 둔 엄마의 경제활동참가율은 1985년 1월 54.06%에서부터 지난 40년간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2023년 9월 70.82%로 최고치를 찍었지만 그 이후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6월에 67%까지 떨어졌으며, 7월에 68.2%로 반등했다.
 
하지만 같은 2025년 7월 기준, 자녀가 있는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아이가 5-12세인 경우 75.56%, 아이가 13-18세인 경우 80.02%, 아이가 18세 이상이거나 없는 경우 80.77%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자녀가 있는 남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5세 미만 자녀 기준으로 96~97%를 지난 30여년간 유지해, 여성과 대조적이라고 캔자스대 연구진은 전했다.
 
미스티 헤게니스 캔자스대 행정학과 교수는 “여성들이 (일 가정 양립의 어려움으로) 지치고 있어 노동시장에서 밀려나고 있다”면서 “양육자들을 돕기 위한 정책이 부족하고, 당장 양육자들이 (일이냐 아이냐라는) 선택에 직면했을 때 직장을 그만두게 되는 것”이라고 CBS와의 인터뷰에서 설명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확산된 재택근무가 다시 줄어들면서 직장맘이 일하기 어려워 졌다는 분석도 있다. USA투데이와 인터뷰한 미야 워커(25)가 그 예다. 워커는 2022년 아들을 출산한 뒤 육아휴직을 쓰고 나서 재택근무를 시작했다. 하지만 회사 측에서 출근을 요구했고, 이에 사표를 냈다. 한 달에 1500달러인 어린이집 비용이 부담스러웠던 것은 물론, 울고 있는 어린 아이가 눈에 밟힌다는 이유에서다. 
 
신문은 “아직까지 미국 기업들에서는 재택과 대면 근무를 혼합한 하이브리드 근무가 약간 더 일반적이지만, 아마존, AT&T, 보잉, 월마트 등 대기업들은 직원의 주5일 사무실 근무를 의무화했다”고 전했다. 이에 닉 블룸 스탠퍼드대 교수는 “원격 근무로 인해 얻어진 (일·가사 병행 등의) 성과들이 위협 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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