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강남아트살롱에서 외국인 관람객들이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강남구]](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5/09/11/20250911090058195065.jpg)
서울은 매년 1만5000건 이상 공연과 전시가 숨 쉬는 거대한 무대다. 공연장 108개, 박물관 60개, 미술관 47개(지난해 기준)는 도시 곳곳에 흩뿌려진 별빛처럼 자리하고, 그 빛들이 모여 서울을 ‘예술의 수도’로 빚어낸다.
권역마다 풍기는 결도 다르다.
도심에는 화려한 대형 무대가 자리하고, 동북권에는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공간이 넘친다. 또 동남권에는 스포츠와 미디어 아트가 교차하는 장이, 서북권에는 젊고 자유로운 창작의 에너지가, 서남권에는 독립적 산업예술의 거친 숨결이 각각 살아 있다. 다섯 색깔의 예술이 한 도시에 공존하며 방문객에게 끝없이 다른 서울을 보여준다.
![3일 강남아트살롱에서 외국인 관람객이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강상헌 기자]](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5/09/11/20250911090328357203.jpg)
서울의 예술 문화에 대한 외국인 관광객의 관심도도 커지고 있다. 최근 서울시 주요 전시·박물관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방문율이 18% 이상 증가했다.
특히 올해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열풍에 힘입어 지난달 말까지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은 관람객이 총 431만4479명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외국인 관광객은 총 14만7643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만1279명(8.3%) 늘었다. 케이팝과 결합한 문화 콘텐츠가 관람의 문을 넓히자 낯선 이국 관람객들이 서울의 예술에 빠져들기 시작한 것이다.
또한 서울관광재단이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의 공연·전시에 관심이 있다고 응답한 외국인 관광객 비율은 86.9%였으며 매우 관심 있다고 밝힌 관광객은 44.2%였다. 예술 관광 이용을 위한 재방문 의향은 97%에 달했다.
외국인 관광객 관심 분야는 순수 예술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과 과천·덕수궁·청주관 등 네 개 관을 찾은 외국인 관람객은 총 22만607명으로 전년 대비 6% 증가했다. 국립현대미술관에 따르면 이는 개관 이래 역대 최고 기록이다. 특히 서울관은 지난해에만 약 19만명이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키아프 서울 2025' (Kiaf SEOUL 2025)에서 참관객들이 전시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5/09/11/20250911090530788082.jpg)
지난 7일 막을 내린 국내 최대 국제아트페어 ‘키아프리즈(키아프·프리즈)’ 관심도도 뜨거웠다. 프리즈와 키아프에 따르면 지난 6일까지 열린 2025 프리즈 서울에는 48개국에서 7만명이 방문했다. 지난해(46개국 7만여 명)와 비슷한 수준이다. 프리즈보다 하루 더 열린 키아프 서울 2025에는 8만2000여 명이 현장을 찾아 지난해보다 조금 늘었다.
프리즈 서울의 높은 관심도를 지켜본 레이철 리만 리만 머핀 창립자는 “서울이 강력한 컬렉터, 기관, 작가, 갤러리 생태계를 기반으로 계속 성장하는 세계 주요 미술 중심지임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흐름은 예술이 서울 관광의 핵심 콘텐츠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여기에 발맞춰 서울관광재단은 한류관광, 의료관광에 이어 예술관광을 서울의 차세대 관광 아이템으로 낙점한 뒤 올해부터 서울을 글로벌 예술 허브도시로 도약시키기 위한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지난 7월엔 ‘서울 예술관광 얼라이언스(Seoul Arts Tourism Alliance·SATA)’가 출범했다. 공연·전시·관광·유관기관 등 총 83개 회원사가 선정된 국내 최대 규모의 예술관광 민관 협의체다. 보유 예술관광 자원만 1000건 넘는다.
첫 사업인 ‘서울 아트셔틀’은 강남·종로·평창동·부암동을 잇는 노선을 따라 달리며 외국인 관람객을 예술의 길 위로 안내했다
강남구에서 주최하는 2025 강남아트와 연계해 강남·종로·평창동·부암동 등 주요 예술 거점을 순환하며 외국인 관광객의 이동 편의를 도왔다. 또한 전문 가이드가 함께 탑승해 한국어와 영어로 각 갤러리의 주요 특징과 전시회 정보 등 다양한 정보를 함께 전했다. 2~3일 이틀간 아트셔틀 이용객은 356명.

실제로 갤러리 내부에는 외국인 관람객들이 많이 보였다. 특히 다국어 해설을 지원하는 갤러리에 외국인 관람객들이 많았다.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전시에 더 깊이 빠져드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다국어 해설이 없는 갤러리에서도 외국인 관람객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서울의 예술이 빠져들었다. 스마트폰을 통해 작품을 검색하는가 하면, 함께 온 관람객과 작품의 의미에 대한 얘기를 나누기도 했다.
서울관광재단은 이번 서울 예술관광 아트셔틀 운영을 시작으로 9월부터 11월까지 종로구에서 운영 중인 ‘종로 아트 투어’의 외국인 대상 팸투어와 홍보도 지원한다. 서울 시내 지역별 대표 관광명소와 예술 인프라를 결합한 아트투어 코스 발굴 및 상품화에 집중할 예정이다.

서울관광재단은 ‘글로벌 예술 허브도시 서울 도약’을 비전으로 △예술관광 기반 구축 △상품·유통 확대 △브랜드 강화 △편의성 개선 등 4대 중장기 목표를 수립했다. 이를 통해 예술관광 생태계 조성과 외래 관광객 유치, 경쟁력 강화, 인지도 확립 등 중장기 목표를 실현할 방침이다.
예술관광 기반 구축을 위해서는 서울 예술관광 얼라이언스, 서울 예술관광 온라인 통합플랫폼, 서울 예술관광 거점센터 구축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상품·유통 확대는 글로벌 온라인여행사(OTA)와 연계해 서울 예술관광 기획전을 열고 주요 해외 바이어 및 미디어 팸투어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브랜드 강화를 위해서는 글로벌 인플루언서 마케팅, 서울 예술관광 콘텐츠 제작 및 확산, 해외 홍보 확산에 힘을 쏟는다. 또한 외국인 관람객 편의성을 강화하기 위해 공연·전시 다국어 안내 확대, 접근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서울 아트패스, 아트버스, 아트맵 신설 등을 추진한다.
구체적으로 10월에는 삼청동에 예술관광 라운지를 개소한다. 11월에는 글로벌 OTA와 연계한 파일럿 상품 기획전을 개최한다. 12월에는 서울의 예술관광에 대한 모든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서울 예술관광 통합 플랫폼 ‘Arts in Seoul’을 구축할 계획이다.
서울관광재단 관계자는 “‘서울이 예술관광하기 좋은 도시’라는 것을 알리는 작업을 가장 먼저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에 단계별로 서울 전역을 커버하는 아트맵을 구축할 계획을 세워둔 상태”라면서 “하반기에도 서울 예술관광과 관련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한다. 사업 결과를 바탕으로 내년에 아트패스 추진 등 계획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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