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오후 4시 이후 사무실 커피 금지. 이게 맞는 말입니까'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부동산 개발 업체 직원이라고 밝힌 작성자 A씨는 "사측으로부터 '금일부로 임직원 건강 증진 및 수면의 질 향상을 위해 오후 4시 탕비실 커피머신 사용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공지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대표님이 어디서 늦은 오후의 카페인 섭취가 숙면을 방해한다는 둥 유튜브 영상을 감명 깊게 보신 게 틀림없다. 그러지 않고서야 이럴 수 있나. 저희 건강까지 챙겨주시려는 그 마음은 정말 감사하지만 이건 좀 아니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그는 "벌써부터 동료들은 4시 전에 마실 마지막 커피를 쟁여두려고 눈치싸움 중이다. 캡슐 커피머신이 각 층마다 2개씩이라 4시 직전에 받아 놓으려면 20분 전부터 줄 서야 할 기세"라며 "수면의 질 생각하면 그냥 4시에 퇴근시켜 주는 게 더 좋을 텐데 차라리 오후 4시 이후엔 디카페인만 마시라고 하면 어떠냐. 직원 건강이라는 그럴싸한 명분으로 회사 탕비실 캡슐 값 아끼고 직원들 돈은 더 쓰게 만드는 것 아닌가"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 글은 9일 기준 조회수가 7만회를 넘었다.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직원들 복지 줄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단속하냐" "돈드니까 먹지 말라는거냐" "직원들의 건강을 걱정했으면 애초에 디카페인 커피를 사줬을 것" "차라리 경비 절감 한다고 말이라도 해라" "먹을 것까지 강요하는 건 아닌 것 같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반면 다른 직장인들은 "커피가 몸에 좋은 것도 아닌데 회사 방침대로 이참에 오후 늦게는 먹지마라" "우리 회사는 아예 커피 머신 자체도 없다. 있다는 것에 감사해라" "오후 4시 이후에 금지면 그럼 한시간 전에 가서 받으면 되지 않냐" "회사 복지는 회사 마음이지 않냐" "그냥 차라리 사먹어라"등의 반응을 보였다.

100가지 이상의 식물과 씨와 껍질에서 생산되며 세계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약물인 카페인은 과다하게 섭취할 경우 불안감, 불면증, 심박수 증가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지난 5일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에는 녹차 티백 한 개의 카페인은 22mg, 에너지음료 250㎖에 든 카페인은 80mg만큼이다. 동일한 양에 커피음료는 103㎎, 전문점 커피는 82.5㎎만큼 카페인을 함유하고 있다.
이로인해 전문가들도 오후 2시~3시 이후에는 커피를 자제하는 게 수면에 좋다고 조언하고 있다.
윤수정 윤수정의원 원장은 연합뉴스를 통해 "카페인 대사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오후 2시 이후에 커피를 마실 경우 깊은 잠에 빠지기 힘들다"며 "잠에 드는 시간이 늦어지거나, 잠에서 더 자주 깨는 수면 분절도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