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증시가 과열 조짐을 보이면서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경기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인민은행이 기준금리 인하를 늦출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블룸버그 통신은 증시의 대규모 랠리에 대한 중국 정부의 우려로 추가 대규모 통화 자극책이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7일(현지시간) 전했다.
지난달 18일 상하이종합지수가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최근 중국 증시는 이례적인 급등세를 보였다. 이에 중국 규제 당국은 6조8000억 달러(약 9500조원)가 증발된 2015년 증시 폭락 사태 자연을 막기 위해 증시 냉각 조치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이지 머니(easy money·저금리로 돈을 빌려 투자)가 증시 급등 배경 중 하나로 지목되면서 인민은행이 통화 완화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2015년 당시 중국 정부는 증시 투자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투기성 베팅을 장려했고, 규제 당국은 사람들이 주식 계좌를 쉽게 개설하고 거래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했다. 인민은행 역시 2015년 6월 증시가 정점을 찍기 전까지 6개월 동안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와 지급준비율(RRR)을 두 차례 인하했다. 이러한 조치는 부동산 시장 냉각과 성장 둔화에 따른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한 것이었지만, 유동성을 높이고 투자자들의 차입 급증을 초래했고 결국 증시 폭락 사태가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증시 급등이 이와 유사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씨티그룹, 노무라 등과 같은 글로벌 은행들은 인민은행이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늦출 것이라고 보고 있다. 던컨 리글리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식 랠리는 광범위한 통화 자극책을 자제하려는 정책 당국자들의 성향을 강화할 것”이라면서 “중국은 (경제) 성장 지원을 위해 주로 재정 부양에 의존하고 있으며 통화 정책은 차선책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인민은행이 통화정책 추가 완화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면서 이달 초 예상했던 통화부양책 도입은 다소 늦어질 것이며, 그 강도도 다소 약해질 것으로 관측했다. 블룸버그가 지난달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애널리스트들은 인민은행이 4분기 정책금리를 10bp(1bp=0.01%포인트), 지급준비율을 50bp 인하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한편 이날 발표된 중국의 8월 수출액(달러 기준)은 전년 동월 대비 4.4% 증가했다. 로이터(5.0%)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를 밑돌며 반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수입 증가율도 1.3%로 시장 전망치(3.0%)에 크게 못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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