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터리 업계, 정부 고망간 R&D 지원에 기대…중국산 LFP 견제 발판

  • 정부, 고망간 R&D 첫 지원

  • LMR 기술, 중저가형 승부수

  • 국내 업계, 중국과 경쟁 강화

LG에너지솔루션 전경 사진LG엔솔
LG에너지솔루션 전경 [사진=LG엔솔]


국내 배터리 업계가 산업통상자원부의 고망간 배터리 연구개발(R&D) 예산 편성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산 저가 LFP(리튬인산철) 배터리가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차세대 배터리 기술에 직접 예산을 투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는 이를 중저가형 시장에서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기회로 평가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부는 내년도 예산안에 '하이망간리튬이온 이차전지 핵심 소재 및 셀 제조 기술 개발'을 위해 50억원을 신규 편성했다. 고망간 배터리는 니켈·코발트 사용량을 줄이고 망간 비중을 높인 차세대 전지로, 기존 하이니켈 배터리와 LFP의 장점을 절충할 수 있는 기술이다. 리튬 회수율이 높아 재활용 경제성 측면에서도 유리하지만, 충전 속도와 수명 문제를 극복하는 기술 개발이 필수 과제로 꼽혀왔다.

대표적 고망간 양극재인 리튬망간리치(LMR)는 에너지 밀도를 높이면서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어 LFP를 대체할 차세대 저가형 후보로 부상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LMR을 활용하면 LFP보다 약 33% 높은 에너지 밀도를 구현할 수 있어, 같은 부피에서 더 큰 용량을 확보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정부 예산이 기술 개발 속도를 높이고 시장 대응력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정부 지원이 더해지면 중국산 LFP에 밀려 점유율이 떨어지는 상황에서도 에너지 밀도는 높이고 가격은 낮춘 배터리를 선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과의 경쟁도 치열하다. 중국 배터리 업체들은 저가 LFP를 앞세워 ESS(에너지저장장치) 시장을 장악해왔다. 지난해 세계 ESS 배터리 출하 상위 10위권 기업 중 6곳이 중국 회사였으며, 미국 내 ESS용 배터리의 80% 이상이 중국산이었다. LFP는 수명이 길고 단가가 낮아 고정 위치에서 안정적 출력을 요구하는 ESS에 적합하다. 지난해 전기차·ESS용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는 CATL(38%), 2위는 BYD(15%)였다.

국내 기업들도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지난 5월 LMR 양극재 개발을 완료했고, 에코프로비엠은 자체 제품 검증을 마쳤다. LG에너지솔루션과 제너럴모터스(GM)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는 2028년 미국에서 LMR 기반 각형 배터리 셀을 상업적으로 양산할 계획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LFP 가격 경쟁에서 중국에 밀리고 있는 상황이지만, LMR 기술에 집중하면 국내 배터리 업계가 중저가형 시장에서 확실한 승부수를 띄울 수 있다"며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하고,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에도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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