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HD현대 9년 만의 동시 파업..."秋鬪 장기화 땐 경제 치명타"

 3일 울산시 북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본관 앞에서 열린 현대차 노조의 총파업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노조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난항으로 부분 파업에 들어갔다
3일 울산 북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본관 앞에서 열린 현대차 노조 총파업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노조는 올해 임금·단체협약 교섭 난항으로 부분파업에 들어갔다.[사진=연합뉴스]
국내 산업계가 미국발 관세 파고를 힘겹게 넘어가고 있는 가운데 노동조합 '추계 투쟁'까지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각 업권 최대인 현대자동차 노조와 HD현대중공업 노조가 임금협상 난항으로 각각 7년, 9년 만에 파업에 돌입하면서다.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 국회 통과 이후 노조의 투쟁 강도가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3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이날부터 5일까지 울산공장, 아산공장, 전주공장에서 부분파업을 진행한다. 3~4일은 2시간씩, 5일은 4시간 파업이 예고됐다. 시간당 평균 375대를 생산하는 울산공장 사례로 보면 이날 하루에만 1500대의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현대차 노조가 7년 만에 파업에 돌입한 배경은 임금협상을 둘러싼 갈등 때문이다. 노조는 기본급 14만1300원 인상, 전년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정년 연장, 주 4.5일제 도입, 상여금 900% 등을 요구하는 반면 회사는 기본급 9만5000원 인상, 성과급 400%+1400만원 등을 제안했다. 
 
이번 부분파업에 따른 현대차 생산차질액은 약 3820억원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국내 공장 3곳 생산물량(186만대)과 평균 차량가격(4929만원)을 바탕으로 일평균 생산량(7750대), 공장 가동 중단시간 등을 반영해 산출한 결과다.  
 
HD현대중공업 노조(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도 이날 오후 1시부터 하루 4시간 파업에 들어갔다. HD현대중공업, HD현대미포, HD현대삼호 등 HD현대 조선 3사 노조가 모두 참여하는 올해 첫 공동 파업이다.
 
HD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7월 기본급 13만3000원 인상, 격려금 520만원, 기준에 따른 성과급 지급 등을 담은 잠정합의안을 도출했지만 조합원 총회에서 부결된 이후 진전이 없다. 나머지 조선사도 구체적인 협상안이 오가지 않았다. 특히 합병이 결정된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 노조는 기업결합에 따른 전환배치, 고용불안 등을 우려하며 더 강하게 목소리를 내고 있다.
 
자동차·조선 업계 최대 사업장이자 울산 제조업의 상징인 현대차와 HD현대중공업이 같은 날 파업을 벌인 것은 2016년 이후 9년 만이다. 양 노조 모두 일단 5일까지 부분파업을 결정했지만 추가 파업도 예상된다. 회사 관계자는 "핵심 조항에서 사측과 노조 측 입장 차가 첨예해 추가 파업은 기정사실"이라고 귀띔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 파업이 장기화하면 부품업계를 비롯해 산업계 전반에 끼치는 타격이 너무 크다"며 "조선업도 노사 갈등으로 '마스가 프로젝트'나 다른 글로벌 협력에 차질이 생긴다면 대외 신뢰도 추락 등 국가 전체가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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