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측 "인도, 러의 전쟁자금 세탁소"…인도, 중·러 관계 강화로 대응

  • 나바로 "인도, 러·우 전쟁 이전 러 원유 구매 안 해"

  • 모디, 중국서 시진핑과 회담…양자관계 진전 다짐

지난달 26일 백악관 바깥에서 촬영된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 모습 사진EPA·연합뉴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 [사진=EPA·연합뉴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이 인도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자금줄 역할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책사’로 불리는 나바로 고문이 인도에 대한 미국의 고관세 정책의 정당성을 강조한 것이다.
 
인도는 러시아 석유 구매를 이유로 트럼프 행정부가 25%의 2차 관세 등 모두 50%의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러시아와의 관계 강화로 대응하고 있다.
 
나바로 고문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이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전에 인도는 러시아산 원유를 거의 구입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 정유업자들이 인도의 대형 석유 기업들과 손을 잡았고, 푸틴은 (인도 총리 나렌드라) 모디에게 원유를 할인된 가격에 제공했다”며 “인도는 그 원유를 정제하고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에 높은 가격으로 다시 팔아서 큰 이익을 얻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나바로 고문은 “그것은 러시아의 전쟁 기계에 연료를 공급하는 것”이라며 “인도는 크렘린(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살상에 있어 자금 세탁소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훌륭한 지도자”라면서도 “세계 최대 민주주의 국가의 지도자가 왜 푸틴, 시진핑(중국 국가주석)과 손을 잡고 있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월 인도에 상호관세 26%를 부과한 뒤 인도와 무역 협상을 이어왔으나 합의하지 못했고, 지난달 27일부터 관세율을 50%로 끌어올렸다.
 
협의 과정에서 미국은 인도와 러시아의 석유 거래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인도는 러시아산 원유가 경쟁력이 높다며 이를 사지 말라는 압력은 정당하지 않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나바로 고문은 지난달 27일 다른 인터뷰에서도 모디 총리가 러시아의 전쟁에 돈을 대주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모디의 전쟁이 돼버렸다”고 꼬집었다.
 
나바로 고문은 미 정부가 전 세계 국가들에 부과한 상호관세에 법적 근거가 없다는 지난달 29일 미국 항소 법원의 판결에 대해서도 “나쁜 결정”이라면서 판사들을 겨냥해 “법복 입은 정치인들”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또 이번 항소법원의 판결에 반대 의견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향후 대법원 판결 전망에 대해 “매우 낙관적이다. 만약 우리가 진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말대로 미국의 종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격에 인도는 중·러 관계를 공고히 하고 나섰다.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참석차 중국을 방문한 모디 총리는 이날 톈진 영빈관에서 시 주석과의 회담에서 신뢰와 존경을 바탕으로 한 양자 관계 진전을 다짐했다.
 
모디 총리는 7년 만인 이번 중국 방문을 미국 쪽에 기울던 대외정책을 중·러 쪽으로 추를 돌리는 전통적인 등거리 외교로 복원하는 기회로 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도는 한때 미국, 일본, 호주와 안보 협력체 ‘쿼드(Quad)’를 구성하며 미국 주도의 중국 견제 노선에 동참하는 듯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후 미국과 멀어지고 중·러와 밀착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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