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환율 상승 대비한 국가·기업·개인의 전략은

사진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
[사진=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
대한민국은 무역의존도가 75%로 세계 2위다. 국민소득과 고용의 상당 부분이 수출입에 의존하며 에너지 100%를 수입한다. 따라서 환율 변동은 경제 전반에 직접적인 충격을 미친다. 지난 60년간 원·달러 환율은 84% 확률로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인 추세다.
 
1970년 1달러당 200원이던 원화 환율은 2025년 1400원까지 상승했다. 반세기 동안 원화는 달러 대비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였고 이는 향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환율의 장기적 우상향을 대비하지 않으면 우리 경제는 새로운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외환보유고 확충이 필요하다. 대한민국의 외환보유액은 약 4100억 달러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23% 수준이다. 외견상 세계 10위이지만 무역의존도를 감안하면 충분하지 않다. 대만은 GDP가 한국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외환보유액은 약 6500억 달러에 달한다. GDP 대비 75% 이상을 비축하고 있으며 이는 금융위기나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비한 전략적 선택이다. 
 
홍콩, 싱가포르 역시 GDP 대비 75~100% 수준의 외환보유액을 확보하며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에서 뼈아픈 경험을 했음에도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이 권고하는 한국 외환보유액 규모는 약 9200억 달러 수준인데 한국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정부는 외환보유고를 지금보다 최소 두 배 이상 늘려야 하며 이를 위해 무역흑자 관리, 외화표시 자산 다변화, 외평채 발행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통화스와프의 복원에도 힘써야 한다. 외환보유고만으로는 위기 시 충분하지 않다. 국가 간 통화스와프 협정은 외환시장 안정의 중요한 방파제 역할을 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한국은 미국과 600억 달러, 일본과 70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체결해 외환시장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었다. 그러나 현재는 한미·한일 통화스와프가 모두 종료된 상태다. 2025년 한·일통화스와프 100억 달러만 있다. 이는 과거 대비 턱없이 적고 위기 시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유럽 등 주요국과 다자간 통화스와프 네트워크를 확대해야 한다. 외환보유고 확충과 더불어 통화스와프 체결은 금융위기 예방의 양대 축이다.
 
개인과 기업의 환율 리스크 관리 필요성도 제기된다. 환율 위기는 국가 차원에서만 대응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기업과 개인도 스스로 대비해야 한다. 한국 원화는 국제결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1%에 불과하다. 반면 달러는 전 세계 결제 통화의 약 70%를 차지한다. 기업은 수출입 계약에서 환헤지 비중을 높이고 외화표시 자산과 부채를 균형 있게 관리해야 한다. 특히 원자재 수입 비중이 높은 제조업은 환율 급등에 따른 원가 상승 위험을 줄이기 위해 장기 환율 헤지 계약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미국 1등 주식의 중요성도 눈여겨봐야 한다. 2025년 글로벌 시가총액 1위 자리는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가 번갈아 차지하고 있다. 현재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은 4.4조 달러, 우리 돈 약 6000조원으로 삼성전자(400조원)의 15배다. “엔비디아를 사라”는 뜻이 아니라 “미국 시가총액 1위 기업을 사라”는 것이다. 이는 곧 환율 상승 리스크에 대한 최고의 방어책이자 장기적 자산 증식 전략이다. 실제로 한국 개인이 보유한 미국 주식은 약 2000억 달러 규모로 이미 한국 외환보유고의 절반에 달한다. 이는 환율 방어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고 있으며 개인 차원의 글로벌 분산투자가 국가 외환안정의 숨은 버팀목이다.
 
오늘날 글로벌 경제는 금융위기, 지정학 리스크, 미·중 패권경쟁 등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달러의 강세가 이어질 확률은 높고, 원화의 약세는 구조적이다. 그렇다면 최선의 선택은 ‘미리 준비하는 것’이다. 정부는 시스템을, 기업은 계약을, 개인은 자산을 통해 환율 상승을 헤지해야 한다. 그것이 한국 경제가 위기를 넘어 기회를 잡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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