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라보워 대통령은 애초 내달 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중국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제2차 세계대전) 승리 80주년' 열병식에 참석할 계획이었다.
이번 시위는 지난해 9월부터 하원 의원 580명이 1인당 월 5000만 루피아(약 430만원)의 주택수당을 받은 사실이 최근 언론 보도로 뒤늦게 알려지자 지난 25일부터 자카르타에서 시작됐다.
국회의원이 주택수당으로 매월 받는 5000만 루피아는 자카르타의 월 최저임금의 약 10배에 달한다. 시위대는 많은 국민이 급등한 세금과 실업률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국회의원에게 주는 주택수당이 지나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 28일 국회 하원 의원의 주택수당 인상에 반발해 시위하던 중 오토바이 배달기사 아판 쿠르니아완(21)이 경찰 장갑차에 깔려 숨지자, 경찰청장 해임을 요구하며 격렬하게 항의했다.
사고 목격자들은 현지 방송 매체에 경찰 기동대 소속 장갑차가 시위대를 향해 갑자기 돌진했다며 쿠르니아완을 치고도 멈추지 않고 그대로 깔아뭉갰다고 주장했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전날 TV 연설에서 숨진 배달기사와 유족에게 애도의 뜻을 나타냈으며 시위대에는 평정심을 찾으라고 호소했다.
그는 "이번 사건에 깊은 우려와 슬픔을 느낀다"며 "경찰관들의 과도한 행동에 충격을 받았고 실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끊임없이 불안을 조장하고 혼란을 부추기는 세력에는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모든 시민은 침착함을 유지하고 정부를 믿어 달라"고 당부했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시위가 전국으로 확산하자 쿠르니아완의 부모 자택을 찾아 조의를 표하고 피해 보상을 약속했다.
AP는 당국이 배달기사 사망 사고와 관련된 경찰 기동대원 7명을 구금해 조사했으나 장갑차를 누가 운전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인권 단체들은 사망 사고 관련 책임자들을 반드시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자카르타 법률 지원 단체는 시위 중 체포된 600명을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배달기사 사망에 항의하는 동료 기사들의 연대 시위가 벌어졌다. 제2 도시 수라바야에서도 시위대가 폭죽과 둔기를 들고 주지사 관저 단지를 습격하려 하자 보안군이 최루탄을 쏘고 물대포로 맞섰다.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아직 한국인 인명피해는 없다"며 "당분간 시위가 계속 벌어질 수 있으니 시위 현장 주변에는 접근하지 말고 각별히 안전에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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