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재무, 조선업체 지분 확보 가능성 시사…韓투자 연계 주목

  • 베선트 "조선업 등 자급자족해야 하는 중요 산업"

  • 러트닉 "韓日 자금으로 국가경제안보기금 추진"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 사진EPA연합뉴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사진=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 다음으로 조선업 기업의 지분 인수 가능성을 시사했다. 반도체업체 인텔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대신 10%의 지분을 넘겨받기로 한 트럼프 행정부가 비슷한 방식으로 조선업체 지분 인수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한국이 미국에 제공하기로 한 1500억 달러(약 210조원) 규모의 조선업 전용 투자 패키지와 맞물려 관련 논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27일(현지시간)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의 지분 확보도 고려하느냐는 질문에 “엔비디아가 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현재로서는 논의 대상이 아닌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베선트 장관은 “하지만 조선업처럼 우리가 재편하고 있는 다른 산업 분야는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산업들은 우리가 미국에서 자급자족해야 하는 대단히 중요한 산업들”이라며 “그런데 지난 20, 30, 40년간 이를 방치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미국 정부는 인텔에 반도체법에 근거한 보조금을 비롯한 총 111억 달러를 투자하고 그에 상응하는 인텔 지분 10%를 확보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5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인텔 지분 취득과 관련해 “미국에 수익을 주는 거래이며 하루 종일이라도 할 것”이라며 추가적인 지분 거래 가능성을 열어뒀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전날 미 CNBC 인터뷰에서 정부가 미국 방산업체의 지분 확보를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보조를 맞췄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 이후 백악관 내 조선업 전담 부서 신설, 행정명령을 통한 범정부 차원의 조선업 재건 추진 등 자국 조선업의 부활에 힘을 쏟고 있다. 이 가운데 한국은 지난달 30일 미국과 무역 협상을 타결하며 3500억 달러(약 488조원)의 대미 투자 펀드를 약속했는데 이중 1500억 달러를 조선업에 특화해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른바 한·미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에 따라 HD현대는 미국 조선소 인수 등이 담긴 ‘한·미 조선산업 공동 투자 프로그램 조성’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고, 한화오션은 필리조선소에 추가로 50억 달러(약 7조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조선업 투자 패키지는 구체적 집행 방식이 명확하지 않아 양국 간 협의가 더 필요한 상황이다.
 
조선업에도 인텔과 비슷한 방식의 지분 인수가 이뤄질 경우 1500억 달러의 조선업 전용 투자 패키지와 함께 논의가 진행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렇게 된다면 한국 기업의 투자나 경영권에 제약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조선소는 군함과 같은 방위산업과 밀접해 미 행정부가 더 강하게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이 약속한 대미 투자금으로 사회기반시설을 강화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러트닉 장관은 26일 CNBC 인터뷰에서 “일본 자금, 한국 자금, 그리고 다른 나라들의 자금으로 국가 및 경제 안보 기금이 조성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그들은 미국의 사회기반시설 건설을 위해 우리에게 자금을 댈 것”이라며 “이런 것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이용해 성사시킨 거래”라고 강조했다. 일본은 지난 7월 일본산 수입품에 대해 관세율을 15%로 낮추는 대신 자국 정부가 지원하는 대출과 보증을 통해 미국에 55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미국과 합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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