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경영 정상화 기대감에 주가 7%↑...美 정부 대주주 가능성도

  • 인텔 주가는 8월에만 28% 상승…'거품' 우려도

인텔 반도체 칩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인텔 반도체 칩 [사진=로이터·연합뉴스]


경영난을 겪고 있는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의 주가가 경영 정상화 기대감에 19일(현지시간) 7% 가까이 급등했다. 인텔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6.97% 오른 25.31달러에 장을 마감했으며 장중 한때 26.53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번 급등은 소프트뱅크그룹이 20억 달러(약 2조8000억원)를 투자해 인텔 지분 약 2%를 취득하겠다고 밝힌 것이 직접적 계기가 됐다.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은 “이번 전략적 투자로 인텔이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선진 반도체 제조와 공급이 미국 내에서 더 발전해 갈 것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가 ‘반도체법’에 따른 보조금 109억 달러를 출자로 전환해 인텔 지분 10%를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는 보도가 더해지며 기대감을 키웠다. 이 경우 미 연방정부가 인텔 최대 주주가 된다. 

미 연방정부는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제정된 칩스법에 따라 인텔 등 미국 내 반도체 기업에 보조금을 지원하는데, 보조금을 자본으로 전환해 연방정부가 인텔 주주가 된다는 것이다. 예정된 보조금 109억 달러가 전액 인텔 주식으로 전환되면 미 정부가 인텔 지분의 약 10%를 갖게 되면서 최대 주주가 된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과열 우려도 제기된다. 인텔 주가는 8월에만 28% 상승했고 시가총액은 약 240억 달러 늘었다. 이에 따라 향후 1년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53배로, S&P500 평균(22.1배)의 두 배 이상이자 2002년 초 이후 최고 수준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러한 현상은 지난 몇 년간 인텔의 수익성 추락을 반영한다고 짚으면서도 주가 급등이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가 자체는 옛 전성기 시절보다 한참 낮은데도 수익이 크게 줄다 보니 가치평가에 거품이 낀 듯한 양상이 됐다고 관측이다. 피닉스 파이낸셜 서비스의 수석 시장분석가 웨인 카우프먼은 “인텔 주가는 놀랍도록 비싸다”고 말했다.
 
인텔의 향후 1년간 조정 순이익은 10억 달러 이상으로 예상되지만, 2018∼2021년 기간에는 연평균 200억 달러가 넘는 이익을 거뒀다.
 
일각에서는 미국 정부의 개입이 단기적으로 호재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업계에서는 인텔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기까지 수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며 비용 절감만으로는 성장을 견인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인텔은 한때 PC·노트북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을 장악하면서 매출액 기준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의 위치에 올랐지만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모바일 시대와 인공지능(AI) 시대 흐름에 올라타지 못하며 경영난에 허덕이게 됐다.
 
새 경영진이 신뢰를 얻고 있지만 앞길에는 여전히 많은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산관리사 스톤헤지 플레밍의 게릿 스미트 매니저는 인텔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기까지는 여러 해가 걸릴 것이라며 “립부 탄 CEO를 신뢰하지만 그의 앞에는 긴 악전고투가 남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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