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백악관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유럽 정상들과 회담을 시작하기 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안의 핵심 중 하나인 대(對)우크라이나 안전 보장 방안을 두고 미국과 유럽, 우크라이나가 협의에 착수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종전을 위한 정상회담이 예고된 가운데 우크라이나에 한반도식 완충지대를 설정하는 안보 보장 방식이 부각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미군 파병이 없을 것이라고 못박으면서도 유럽 지상군을 돕기 위한 ‘공중 지원’ 가능성을 내비쳤다.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1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전 보장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미국-유럽-우크라이나 3자 위원회가 구성됐다고 보도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겸 국가안보보좌관 대행이 이끄는 이 위원회에는 우크라이나와 유럽 국가들의 국가안보보좌관이 참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댄 케인 미 합참의장(공군대장)은 이날 워싱턴DC에서 유럽의 군 당국자들과 만난 데 이어 20일에는 나토 32개 회원국의 군사 지도자들이 참석하는 화상회의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현재 미국과 유럽은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은 배제하되, 나토 조약 5조의 집단 방위 공약과 유사한 안전보장안에 대한 합의 도출을 대안으로 모색하고 있다. 나토 조약 제5조는 회원국 중 한 국가가 공격받으면 다른 모든 회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무력 사용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집단 방위 조항이다.
유럽 주요국들이 우크라이나에 병력을 주둔시키고 미국은 공중 지원을 제공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 폭스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안보 문제에 있어 그들(유럽)은 현장(우크라이나)에 병력을 파견하려는데, 그들을 돕고 싶다”며 “아마도 당신은 공중 지원을 얘기할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미국)처럼 그런 장비를 가진 나라는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공중 지원에 대해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실행할 수 있는) 옵션이고 가능성”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어떤 형태의 안보 보장은 필요할 것이지만 나토 가입은 아니다”라며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이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트럼프 대통령 주재로 전날 백악관에서 잇따라 열린 미국-우크라이나 정상회담과 미국-우크라이나-유럽 정상회담에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전 보장 제공 방안이 심도 있게 논의됐다. 이 과정에서 우크라이나에 한국식 완충지대를 조성하는 방안이 주요 의제로 떠올랐다고 이탈리아 매체 라스탐파가 보도했다. 이 매체는 유럽군이 우크라이나 지상에 주둔하고, 미국이 위성 정보·드론 감시·방공시스템 등의 기술을 지원하는 혼합형 배치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식 완충지대 조성은 그동안 우크라이나 종전 후 우크라이나의 안전을 보장하는 방안의 하나로 지목됐다. 지난 3월에는 스위스 싱크탱크 ‘제네바안보정책센터’(GCSP)가 약 1100㎞의 전선을 따라 최소 너비가 6마일(약 9.65㎞)인 완충지대를 구축하는 방안을 제안한 바 있다.
한편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러시아-우크라이나 3자 정상회담이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미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미국 비밀경호국(SS)은 부다페스트에서 3자 정상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에 대비해 준비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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