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준형 "한미동맹, 대북억제에 한정해야…트럼프에 '평화 중재자' 역할 요청도"

  •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 인터뷰…한미 정상회담 전략 제언

  • "한미동맹 현대화, 韓 전쟁기지 될 위험…국민 동의 거쳐야"

  • "'안미경중' 버리라는 美요구는 불가능…실용주의로 맞대응"

  • "한미일 협력, 군사동맹 아닌 특정 분야 제한적 협력으로 나가야"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이 20일 아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 의원은 한미동맹의 한계를 분명히 하고 가야 한다며 미국이 한미 상호방위조약 3조를 대만 분쟁 등까지 확대 해석하겠다고 우기면 한국이 전쟁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사진김지윤 기자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이 20일 아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 의원은 "한미동맹의 한계를 분명히 하고 가야 한다"며 "미국이 한미 상호방위조약 3조를 대만 분쟁 등까지 확대 해석하겠다고 우기면 한국이 전쟁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사진=김지윤 기자]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과 한미동맹 현대화 문제는 5일 앞으로 다가온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국에게 가장 큰 압박이 될 전망이다. 특히 방위비 문제는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부터 한미 관계의 핵심 현안이었던 만큼, 이번 회담에서도 최대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은 20일 국회에서 진행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주한미군의 주둔이 단순한 군사력 제공을 넘어 북한의 남침 시 미국이 자동으로 개입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이른바 '인계철선'의 역할을 하고 있다"며 "한반도를 지키고 있는 미군은 육군 2사단과 7공군 등인데 두 부대는 미국에서 가장 낙후된 부대 중 하나다. 따라서 미국이 주한미군을 업그레이드하되, 한국은 전시작전통제권을 환수하고 미국의 핵우산을 확실히 보장 받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김 의원과의 일문일답.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국 측이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요구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아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방위비 인상을, 미 군부는 중국 견제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한국에 방위비 인상과 전략적 유연성까지 동시에 요구할 것이다. 한미상호방위조약 확대 해석까지 요구할 수 있다. 그 부분이 가장 큰 압박이 될 것이다. 그러나 한미동맹의 한계를 분명히 하고 가야 한다. 미국이 한미 상호방위조약 3조를 대만 분쟁 등까지 확대 해석하겠다고 주장하면 한국이 전쟁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대응 방법으로는 한미동맹의 역할 변경에 대해 국민투표에 붙이는 것이 있다. '국회 동의를 얻어야 한다'며 시간을 버는 것도 방법이다. 그리고 '전략적 유연성'을 인정하는 어떤 합의도 해줘서는 안 된다. 트럼프 입장에서는 시간이 오래 걸려도 상관없을 것이다. 트럼프는 공동성명서를 작성하는 것보다 협상 결과를 자신의 SNS에 올리고 '미국이 부자가 될 것'이라며 자랑하는 것을 원하기 때문이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브라이언 매스트 하원 외교위원장 등 미국은 계속 '안미경중'(安美經中)'은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그럴 때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미국이 먼저 중국을 끊어낼 수 있다면 우리도 끊겠다'고 얘기하는 것이다. 미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중국에 중독된 나라이다. 생필품부터 해서 완구, 옷 등 중국 경제에 의존하고 있다. 그런 점을 지적하면서 '한국도 마찬가지로 중국을 끊어낼 수 없다'며 실용주의를 강조할 것이다. 어떻게 보면 이재명 정부의 실용주의가 트럼프 대통령의 거래주의와 맞을 수도 있다. 물론 트럼프의 거래는 일방적이고 강압적이지만, 이념을 내세우는 것보다 거래주의로 대응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피스 메이커'로 불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특징을 활용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트럼프는 세계의 모든 분쟁은 자신이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진 인물이다. 자신을 평화 해결의 주인공으로 생각한다. 2018년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했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높이 평가하면서 '피스 메이커'로서의 역할을 한반도에서 해주시길 바란다고 요청하면 회담 분위기가 한층 긍정적으로 흐를 수 있다. 실제로 트럼프는 북한과 관계가 좋았는데 네오콘(미국 내 신보수세력)의 방해 때문에 망쳤다는 점을 강조하며 북한에 노크를 해왔다."
 
-대비해야 할 점도 있나.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때처럼 이재명 대통령을 가운데 앉혀놓고 회담을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 만에 하나 모욕을 당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대비는 하고 가야 한다. 예컨대, 트럼프식 농담으로 부정선거 이야기를 꺼낼 수도 있다. 미국 마가(MAGA) 진영이 부정선거 이야기를 계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혹시라도 그런 일이 발생할 경우, 오히려 세계를 향해서 당당하게 한국 민주주의의 성숙함과 완성도에 대해서 자부심을 가지고 의연한 자세로 이야기하면 된다."
 
-한미 회담을 한국에게 유리하게 끌고 가기 위해 한일 회담에서는 어떤 메세지가 나와야 하나.
 
"이번 한일 회담은 미국의 관세, 안보 압박에 대응하기 위한 공조 성격이 크다. 윤석열 정부는 한미일을 진영화시키고 동맹까지 가려고 했지만, 이재명 정부는 미국의 경제·안보 압박에 대응하기 위한 공조를 추구하고자 한다고 생각한다."
 
-일본에서 수산물 수입규제 철폐 요구 등 다소 부담스러운 요구를 의제로 올릴 수도 있나.
 
"첫 만남이니 예민한 주제를 들고 나오지는 않을 것 같다. 이시바 총리가 자민당 의원들보다는 일본의 과거사에 대해 열려있는 입장이기 때문에 조금 더 진전된 입장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앞으로 한일 관계가 개선되면 향후 한미일 3자 협력체계는 어떻게 구체화 돼야 한다고 보는가.
 
"한미일 협력 체계에는 한미일 협력, 한미일 안보협력, 한미일 군사적 동맹 3가지 종류가 있다. 한미일 군사동맹은 절대 불가하다. 한미일 협력이 주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안보협력을 해야 한다면, 특정 이슈에 한정된 제한적 분야에서만 할 수 있다. 동북아에서 진영이 고착화되는 것보다는 진영을 넘는 개방적인 협력 구조 구축에 힘을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신냉전 구도의 구축은 우리가 진영대결의 최전선에 서게 될 위험성이 높다. 따라서 이재명 정부가 신남방·신북방 협력을 재추진하기로 한 결정은 매우 잘한 결정으로 전략적으로도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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