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식품사, 해외 비중이 2분기 실적 희비 갈랐다

  • '수출형 기업' 삼양·오리온 웃고

  • '내수' 오뚜기·롯데·농심 등 울고

주요 식품기업 2분기 실적[그래픽=아주경제 미술팀][그래픽=아주경제 미술팀]

국내 주요 식품기업들의 2분기 실적이 해외 매출 의존도에 따라 크게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고물가와 경기 침체, 내수 소비 위축 속에서도 글로벌 시장에서 외형을 키운 기업들은 수익성을 지켜낸 반면, 해외 비중이 낮은 기업들은 실적 방어에 어려움을 겪었다.

대표 사례는 삼양식품과 오리온이다. 18일 주요 식품기업들의 2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삼양식품은 2분기 전체 매출의 약 80%를 해외에서 거두며 '수출형 식품기업' 입지를 굳혔다. 불닭 브랜드 파워를 앞세운 북미·중국 확장과 유럽 진출로 지역 다변화에 속도를 내며 2분기 연속 영업이익 1000억원 이상, 영업이익률 20%대를 유지했다.

오리온도 중국·베트남·러시아 법인의 동반 성장과 국내 수출 확대에 힘입어 매출 7772억원, 영업이익 1215억원을 거뒀다. 영업이익률은 15.6%로, 원재료 가격 상승 부담에도 현지 유통망 강화와 제품 차별화 전략으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이어갔다. 상반기 오리온의 해외 매출 비중은 63%에 달한다.

해외 비중이 '중간 이상'인 기업들도 내수 둔화를 일정 부분 상쇄했다. 롯데칠성음료의 2분기 글로벌 매출은 4434억원으로, 연결 기준 전체 매출(1조873억원)의 약 41% 수준까지 확대됐다. 필리핀·미얀마·파키스탄 등 주요 해외 자회사 실적이 개선되며 내수 음료·주류 부진을 일부 상쇄했다.

반면 내수 비중이 높은 오뚜기와 롯데웰푸드는 수익성 악화를 피하지 못했다. 오뚜기는 수출·냉동식품 판매는 늘었지만 원재료비·판관비 부담이 더 커지며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보다 26.8% 줄었다. 상반기 오뚜기의 해외 매출 비중은 약 10.8%에 그친다. 롯데웰푸드는 해외 법인 매출이 2439억원으로 전체의 23%를 차지했으나 장마에 따른 빙과 역기저와 카카오·원당 가격 급등, 일회성 비용이 겹치며 영업이익이 45.8% 감소한 343억원에 그쳤다.

농심도 수출은 늘었지만 북미 관세 부담과 원가 상승, 판촉비 확대 등으로 수익성이 줄었다.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8% 늘어난 8677억원에 그치고, 영업이익은 402억원으로 8.1% 감소했다. 지난해 기준 해외 매출 비중은 약 37%로, 농심은 이를 중장기적으로 60%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해외 실적 성장으로 전체 실적의 하방을 일정 부분 방어한 사례다. 2분기 식품부문 해외 매출은 1조3688억원으로 3% 증가하며 전체 식품부문 매출의 절반(50.9%)을 차지했다. 내수 부진 탓에 영업이익은 34% 줄어들었으나, 해외 사업이 일정 부분 하방 방어 역할을 하며 실적 감소 폭을 축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내수 침체가 장기화하는 만큼 해외 시장 다변화가 식품업계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며 "브랜드 파워와 현지화 전략에 따라 기업별 실적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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