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여가 전문 조사기관 컨슈머인사이트의 ‘여가·문화·체육 주례조사’ 결과, 2025년 상반기 여가비 지출이 늘었다는 응답은 32%로 3년 전보다 7%포인트 줄었다. 같은 기간 “비슷하다”는 응답은 45%에서 53%로 늘었지만, 물가가 10.9% 오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감소’로 풀이된다.
앞으로의 계획을 물은 질문에서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늘리겠다”는 응답은 3년 새 13%포인트 빠졌고, 10명 중 7명(69%)은 “줄이거나 지금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답했다. 특히 올해 수치는 상반기(6월 2주) 기준으로 이미 전년보다 3%포인트 하락한 상태인 만큼, 연말까지는 더 큰 하락세가 예상된다.
연령별로는 20·30대가 상대적으로 높은 지출 의향을 보였고, 특히 20대 여성은 절반 가까이가 “지출이 늘었다”(49%)고 답해 두드러졌다. 그러나 40대(-10%포인트, -16%포인트)와 자녀 아동기 가구(-11%포인트, -16%포인트)의 하락 폭은 유난히 컸다. 경제활동과 양육을 동시에 책임지는 핵심 세대의 지출 여력이 약화하고 있다는 점이 드러난 셈이다.
직업별로는 경영·전문직과 사무직이 상대적으로 높았지만, 자영업자의 지출 의향은 24%에 그쳤다. 이는 월소득 300만 원 미만 가구보다도 낮은 수준으로, 코로나19 이후 이어진 장기 불황이 여가비 축소로 직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여가비 지출 축소는 단순한 돈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여가비 지출의 현재보다 미래 의향 감소 폭이 더 크다는 점(-13%포인트)은, 당장보다 장기적으로 여가 활동이 더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시사한다.
스마트폰 기반의 동영상·게임 등 ‘비대면 여가’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전통적인 여행·문화·레저 산업은 장기적 수요 공백에 직면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여가비 축소가 구조화될 경우 문화 소비 전반이 위축될 수 있다”며 “세대와 계층별 맞춤형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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