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가자지구 기아 사태를 보도한 뉴욕타임스(NYT)에 대해 정부 차원의 법적 대응을 고려하고 있다고 10일(현지시간) 밝혔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외신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NYT가 하마스의 선전을 의심 없이 받아들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달 25일자 NYT 1면에 실린 사진을 제시하며 ‘가짜’라는 붉은 표식을 덧붙였다.
문제가 된 사진은 뼈만 앙상한 18개월 아기 모하메드 알무타와크가 어머니 품에 안겨 있는 모습이다. NYT는 당시 기사에서 “아기는 건강하게 태어났지만 최근 심각한 영양실조로 진단됐다”는 어머니의 설명을 전했다. 그러나 보도 나흘 뒤인 지난달 29일 NYT는 병원 등을 통해 아기에게 기저질환이 있다는 새로운 사실을 확인했다며 기사에 관련 설명 추가했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우리는 이 문제를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고, 이것이 이번 기자회견의 목적”이라며 “NYT를 상대로 정부 차원의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알무타와크 외에 다른 굶주린 아동 2명의 사진도 제시하며 이 역시 가짜라고 주장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이 실제로 기아를 유도하려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면 “2년간 전쟁 동안 가자지구에서 살아남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공개된 깡마른 이스라엘 인질의 모습을 거론하며 “가자지구에서 고의로 굶주림 당하고 유일한 사람은 우리 인질들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NYT 대변인은 기사를 보도한 뒤 알게 된 추가 정보로 독자들의 이해도를 높였다며 “언론의 독립성을 위협하려는 시도는 안타깝게도 점점 더 흔하게 일어나고 있다”면서 유감을 표했다.
한편, 네타냐후 총리는 종전 명분으로 가자지구 군사작전 확대를 추진하며 기아 사태 자체를 부정해왔다. 하지만 유엔 기구와 국제 비정부기구(NGO) 등이 참여한 ‘통합식량안보단계(IPC) 파트너십’은 지난달 29일 발표한 성명에서 가자 전역의 식량 상황을 기아 5단계 중 최고 단계인 ‘기근’(Famine)으로 평가했다. IPC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가자 내 24% 가구가 심각한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으며, 특히 북부 가자시티의 5세 미만 아동 중 종합 급성영양실조(GAM) 비율이 17%로 기근 기준(15% 이상)을 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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