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각 없이 살아도, 제법 괜찮더라고요.”
유튜브 ‘서기채널’로 많은 이들과 고민을 나눠온 이현석이 책을 냈다. 제목은 다소 거침없지만 진심이 담겨 있다. 바로 『어차피 내 인생, 망해도 멋있게』.
“구독자 덕분에 책을 출간할 수 있었어요. 제가 들었던 수많은 고민들, 그중에서도 인간관계, 사랑, 자아에 대한 이야기들을 이현석스럽고 서기답게 풀어봤어요.”
이 책은 단순한 에세이를 넘어, ‘나답게 사는 법’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건네는 현실적인 이야기다. 20~30대가 사회에 나가기 전 한 번쯤 읽어보면 좋겠고, 이미 사회 속에서 치이고 있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위로가 될 수 있을 책이다.
“내가 나를 표현하고 싶어서 유튜브를 시작했어요”
7년 전, 그는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하지만 ‘회사원 이현석’이 아니라 ‘나 이현석’으로 살아보고 싶다는 마음에 유튜브를 시작했다.
“그땐 사람들이 유튜브에 별로 관심 없었어요. 그래도 ‘너는 잘할 것 같아’라는 말에 시작했죠.”
그가 운영하는 ‘서기채널’은 단순한 뷰티 콘텐츠를 넘어 진심 어린 대화와 고민 상담의 공간으로 성장했다. 그중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은 “저 이런 거 해도 될까요?”, “지금 이 선택, 괜찮을까요?” 같은 불안한 용기 앞의 망설임들이었다.
“자아가 흔들리면, 모든 게 흔들려요”

그가 보기에 요즘 청춘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건 ‘자아 정체성’이다.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으면 연애도, 인간관계도, 일도 전부 흔들려요. 말 한 마디에도 휘둘리게 되죠.”
이현석은 그런 사람들에게 스스로를 먼저 들여다보라고 조언한다. 그리고 인간관계에서는 ‘무던함’을 강조한다.
“예전엔 친구니까 매일 연락해야 하고, 애써야 하는 줄 알았어요. 근데 그건 오래가지 않더라고요. 편안하고 무던한 관계가 더 깊고 오래 가요.”
그가 말하는 인간관계의 거리두기는 겪어보며 만들어가는 것. “결이 맞는 사람과는 속도를 조절해보면서 그 거리감을 찾게 돼요.”
“연애는 나를 더 독하게 만들기도 해요”
연애에 대해선 더 솔직하다. “아픈 사랑은 성장보다는 독해짐을 가져오죠. 좋은 면도 있지만, 못난 내 모습도 다 드러나거든요.” 그래서 그는 말한다. 연애 실패 후 자존감 회복은 시간과 통과의례가 필요하다고.
“자존감을 회복하려면 그냥 시간이 필요해요. 우울해도 괜찮고, 비판도 해보고, 지나고 나야 나를 다시 믿게 되더라고요.”
“망해도 괜찮아. 일단 해봐야 그게 나중에 빛을 발해요”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생계를 책임졌고, 수많은 아르바이트를 하며 사람을 배우고 관계를 익혔다. 그 경험은 지금의 콘텐츠에도 고스란히 녹아 있다.
“잘 안된 걸 해봤기 때문에 지금은 ‘일단 해보자’는 마음으로 콘텐츠를 만들어요. 기대 없이 찍은 게 오히려 잘 되는 경우도 많아요.”
“단기 목표 하나면, 인생이 조금 선명해져요”
이현석은 멀리 있는 목표보다 코앞의 작은 목표를 더 믿는다. 최근 그에게 가장 중요한 목표는 단연 자신의 책이다.
“『어차피 내 인생, 망해도 멋있게』를 베스트셀러에 올리는 게 요즘 제 작은 목표예요. 몇만 권 파는 건 멀리 있는 일이고, 당장 집중할 수 있는 목표가 있는 게 좋아요.”
불안하거나 초조할 때 그는 잠깐 멈춘다. 혼자 누워서 스스로 잘했던 일을 떠올리며 자신을 다잡는다.

“어릴 적 꿈? 벤티 사이즈 커피를 매일 마시는 어른이 되는 거였어요”
어릴 적 그는 “매일 벤티 사이즈 스타벅스 커피를 사 마실 수 있는 어른”이 되는 게 꿈이었다. 지금은 그 꿈을 이뤘고, “하루에 10잔도 마실 수 있다”며 웃는다.
그에게 성공이란 사고 싶은 옷을 고민 없이 살 수 있는 것, 친구들과 밥을 먹고 몇십만 원이 나와도 나눠내지 않아도 되는 것. 행복은 밤에 아무 생각 없이 잠드는 순간이라고 말한다.
“나는 광대예요. 웃길 수도 있고, 울릴 수도 있는 사람”
그는 유튜브, 책, 메이크업, 창업 등 다양한 일을 해왔지만, 가장 자신다운 정체는 ‘유튜버’이자 ‘광대’라고 말한다.
“유튜브는 제 모든 모습을 그대로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이에요. 직업 만족도는 90점이에요. 나머지 10점은 앞으로 채워가면 되죠.”
“꿈이 있어도 상황 때문에 포기하려는 사람들에게”
그는 단호하다. “정신 차리세요.”
“환경 탓만 하면 아무것도 못 해요. 대단한 사람이 되지 않더라도, 자기 일 열심히 하면 행복한 사람 정도는 될 수 있어요.”
지금 하고 싶은 일을, 꾸준히 해나가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이렇게 말한다.
“너무 잘하고 있어요. 조금은 이기적이어도 돼요. 남에게 피해만 안 준다면, 나에게 더 집중해도 괜찮아요.”
이현석이 전하는 진심 한 줄
“내가 나를 믿는 것. 망해도 괜찮다는 확신.
그게 결국 나를 가장 멀리 데려다주는 힘이었어요.” 『어차피 내 인생, 망해도 멋있게』는 그런 믿음을 꾹 눌러 담은 책이다.
망해도 괜찮다고, 그러니 한번 멋있게 살아보자고. 웃으며 건네는 그의 진심이, 오늘 당신에게도 닿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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