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김동관 이어 이재용도 미국行… 막바지 관세협상 민관 합동작전

  • 이재용, 관세협상 지원과 함께 반도체 협력 제안할 듯

  • '재계 新미국통' 김동관, 그룹 리더십 강화까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9일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워싱턴으로 출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9일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워싱턴으로 출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우리나라 재계를 대표하는 얼굴들이 한·미 관세 협상 지원을 위해 잇따라 미국 출장길에 오르고 있다. 반도체·조선 등 미국의 구미가 당길 만한 분야의 협력 강화와 투자 확대를 통해 유리한 협상 결과를 이끌어내려는 민관 합동 작전이다.

이재용 회장은 29일 오후 3시 50분께 미국 워싱턴으로 출국했다. 지난 17일 대법원에서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의혹 사건에 대해 최종적으로 무죄 판결이 난 이후 첫 해외 출장이다. 

이 회장은 정부 협상단에 합류해 관세 협상 지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미국 내 반도체 투자 확대와 첨단 인공지능(AI) 반도체 분야 기술 협력 등을 제안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은 내년 가동을 목표로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대규모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 투자액만 총 370억 달러(약 54조 원)에 달한다. 앞서 지난 28일 삼성은 테슬라와 23조원 규모의 파운드리 공급 계약을 맺었다.  계약 금액은 165억 달러(약 22조7647억원)로 지난해 삼성 매출액의 7.6%에 해당하는 규모다. 내년부터 테일러 공장에서 테슬라의 차세대 AI칩 AI6를 생산할 예정이다.

양국 반도체 산업 협력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계약 발표 이후 "165억 달러 수치는 단지 최소액이다. 실제 생산량은 몇 배 더 높을 것 같다"고 말해 향후 추가 발주를 예고했다.  

삼성과 테슬라 간 협업 강화는 트럼프 행정부의 반도체 진흥 기조에 부합한다. 대미 관세 협상에서 유리한 카드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재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의 반도체 산업 부흥 정책이나 투자 유치 전략과 맞닿아 있다"며 "이번 계약이 한·미 협상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사진아주경제DB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사진=아주경제DB]

전날 미국 워싱턴DC로 출국한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도 관세 협상 지원에 나선다. 김 부회장은 산업통상자원부 협상단과 합류,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 성사를 위해 힘을 보탠다.

김 부회장은 이번 협상에서 대미 추가 투자, 기술 이전, 현지 인력 양성 등 미국 조선업 부활을 위한 민간 차원 구체적 지원 방안 등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MASGA는 외교적 명분을 넘어 실질적 실행력을 갖춘 산업 프로젝트다. 프로젝트가 성사되면 김 부회장이 이끄는 한화오션이 올해 초 인수한 미국 필라델피아 조선소 '한화필리십야드'가 양국 조선업 협력의 실증 기지 역할을 하게 된다. 향후 LNG선·군함·해양플랜트 등 고부가가치 선박 생산에서 한·미 간 공동 보조가 강화될 수 있다. 

이번 출장은 김 부회장의 리더십을 국제 무대에 드러내는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공식적으로는 김승연 회장이 한화그룹 동일인(총수) 지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그룹 주요 경영 의사결정과 대외 전략은 김 부회장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번 MASGA 협상은 김 부회장이 재계의 새 미국통으로 떠오르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한·미 간 막바지 협상 중이라) 가용한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할 수 있는 건 모두 해봐야 할 때"라며 "재계가 정부와 발맞춰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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