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이날 '첨단전략산업기금 설립준비위원회'를 신설했다. 정부가 100조원 규모 기금 조성을 본격화하자, 기존 팀 단위 조직을 위원회로 확대한 것이다. 기금은 정부가 인공지능(AI)·반도체·바이오·로봇 등 첨단 전략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마련하는 대형 펀드로 새 정부의 공약 중 하나다. 기금은 산은 산하에 조성된다. 기금 설치 근거를 담은 산업은행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위원회는 기금운용 설계부터 지원 방식까지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로서의 역할에 착수한다.
정부는 산은과 함께 모펀드를 조성한 뒤 금융권 등이 운용하는 자펀드에 후순위로 출자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산은은 △펀드별 목표결성금액 △펀드 매칭 방식 △운용사 수 △출자 비율 등 구체적인 가이드라인 마련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산은은 △초저리 대출 △지분투자 △특수목적법인(SPC) 설립 등 다양한 금융 지원 수단을 마련하기 위해서도 세부적인 기준을 세울 방침이다. 기존 정책금융과 중복되지 않도록 금리와 신용등급 기준, 상환 조건, 만기, 기술평가 방식 등을 차별화해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관련 인력도 확대한다. 산은은 위원회를 부행장급 조직으로 확대하고 인력을 60여명으로 늘릴 예정이다. 필요 시 타 공공기관으로부터 인원을 충원 받는다.
정부 기조에 맞춰 은행권은 배드뱅크 분담, 소상공인 지원을 확대하는 가운데 첨단산업 투자도 강화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경영진 회의가 열리고 있다. 은행연합회는 산은법이 통과되면 은행권을 불러 모아 투자 비중 등에 대해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위험가중자산(RWA)까지 조정하며 정책 목표 달성을 목적으로 한 펀드는 이례적"이라며 "이번 정부서 힘을 받는 산은이 기금을 계기로 준 정책 금융기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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