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韓과 마주 앉을 일 없어"…통일부 "화해의 남북 관계 만들 것"

  • 李 정부 출범 후 첫 담화…대북 유화 정책 비판

  • 김정은 APEC 초청 가능성엔 "헛된 망상" 일축

  • 李 한·미 동맹 '피를 나눈 혈맹' 평가 직후 나와

  • 통일부 "남북 간 불신의 벽 높다는 것 확인"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사진연합뉴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사진=연합뉴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28일 이재명 정부의 대북 유화 정책을 평가 절하하며 한국의 대화 재개 시도에 응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신정부 출범 이후 북한의 첫 공식 입장이다. 우리 정부는 북한 당국이 대북 정책 방향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에 방점을 찍고, 관계 개선 노력을 지속할 방침이다.

28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여정 부부장은 '조·한(남북) 관계는 동족이라는 개념의 시간대를 완전히 벗어났다'라는 제목의 담화에서 "우리는 서울에서 어떤 정책이 수립되고 어떤 제안이 나오든 흥미가 없으며 한국과 마주 앉을 일도, 논의할 문제도 없다는 공식 입장을 다시금 명백히 밝힌다"고 했다. 

이재명 정부를 향해서는 "조선 반도에 국가 대 국가 간 관계가 영구 고착된 현실과 더불어 해체돼야 할 통일부의 정상화를 시대적 과제로 내세운 것을 봐도 확실히 흡수통일이라는 망령에 정신적으로 포로된 한국 정객의 본색은 절대로 달라질 수 없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다"고 날을 세웠다.

특히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거론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초청 가능성에 대해선 "헛된 망상"이라고 일축했다.

북한은 그간 12·3 비상계엄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이 대통령 당선 결과를 보도했지만, 공식 논평을 발표한 적은 없었다. 아울러 이번 담화가 지난 27일(현지시간) 이재명 대통령이 제72주년 6·25전쟁 정전협정 기념사에서 한·미 동맹을 '피를 나눈 혈맹이자 가장 강한 동맹'이라고 언급한 직후 나왔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김 부부장은 "이재명의 집권 50여 일만 조명해 보더라도 앞에서는 조선반도 긴장 완화요, 조·한 관계 개선이요 하는 귀맛 좋은 장설을 늘어놓았지만 한·미 동맹에 대한 맹신과 우리와의 대결 기도는 선임자와 조금도 다를 바 없다"고 단언했다. 

남북관계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정부는 평화 정착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담화는 북한 당국이 이재명 정부의 대북 정책 방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며 "지난 몇 년간의 적대 대결 정책으로 인해 남북 간 불신의 벽이 매우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반응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화해와 협력의 남북 관계를 만들겠다"며 "한반도 평화 공존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을 차분히 일관되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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