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은 싼데 사기도 애매해" 저평가株 밸류트랩 경보

  • 저평가 종목 100개 육박… 수익성 모멘텀은 부족

  • 가치주 투자에 PER·PBR 더해 ROE도 고려해야

 
사진게티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국내 증시에 주가수익비율(PER) 10배 이하,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미만의 종목이 100곳 가까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저평가 영역으로 분류되는 지표지만, 상당수 종목은 실적이나 수익성 측면에서 가치 재평가(리레이팅)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PER 10배 이하이면서 PBR 1배 미만 조건을 동시에 충족한 종목은 총 96개(18일 기준)로 집계됐다. 수치상으론 주가가 이익이나 자산가치에 비해 낮다는 의미지만, 이 중 절반에 해당하는 44개 종목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5%에도 못 미쳤다. 시장 평균 ROE는 약 7.1% 수준이다.
 
KC그린홀딩스, 오션인더블유, 서원, 유성티엔에스 등은 PER이 1배 수준으로 극단적으로 낮지만 ROE는 3~4%대에 그쳤다. 해당 종목들은 자본 대비 수익성이 낮아, 낮은 PER이 이익 대비 저가라기보다 자본 효율성이 떨어진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실적 전망조차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PER과 PBR이 낮은 96개 종목 중 60개 이상은 선행 PER이 비어 있었다. 실적 추정치가 존재하지 않거나 애널리스트 커버리지가 전무하다는 의미다.  

이런 종목은 가치주처럼 보이는 착시일 수 있다. 겉보기에는 저평가 종목이지만, 실적 가시성과 수익성이 뒷받침되지 않아 실제 리레이팅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특히 ROE가 자본비용(약 10%)에 미달하는 경우 할인 상태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PER과 PBR이 낮으면서도 ROE가 10%를 넘고, 선행 PER이 10배 미만인 종목은 9곳에 불과했다. BGF, GS, BNK금융지주, CJ대한통운, DL이앤씨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들 종목은 이익 체력, 실적 가시성, 주주환원 기조를 두루 갖춘 기업으로, 밸류에이션 재평가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GS의 경우 PER 8.8배, PBR 0.36배 수준이지만 ROE는 24.5%를 기록했다. 배당수익률도 5%를 넘는다. 낮은 밸류에이션에 고수익성과 안정적인 현금흐름이 함께 나타나는 사례다.
 
시장에서는 단순한 PER, PBR 수치보다 ROE, 실적 추정, 배당 정책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실적 변동성이 크거나, 일시적인 흑자로 PER이 낮아진 종목의 경우엔 투자 판단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PER과 PBR이 낮다고 해서 곧바로 저평가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ROE 10% 이상, 실적 컨센서스 존재, 배당성향이 일정 수준 이상인 종목이어야 실제 재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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