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 독일에 패트리엇 방공 시스템을 조기 배치하기로 하면서 독일이 보유 중인 패트리엇 일부를 우크라이나에 이전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시간) 미 정부가 패트리엇 생산 라인의 인도 우선순위를 조정해 스위스보다 독일을 앞세우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독일이 새 패트리엇을 인도받으면 기존에 보유하던 무기들은 우크라이나로 넘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는 이달 초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에 찬성한다고 발표한 이후 미 국방부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인도를 지원한 첫 사례다.
이 같은 움직임은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미국산 무기는 제공하되 비용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 부담한다'는 구상과도 일맥상통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마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회담에서도 이같이 밝히며 "미국은 어떠한 대가도 치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위스 정부 또한 패트리엇 인도 우선순위 변경 사실을 인정하면서 이는 미국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확대 노력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스위스는 미국으로부터 2026~2028년 사이 인도받기로 예정된 패트리엇 5기를 계약한 상태였으나, 이번 조정으로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는 "우크라이나를 위해 무기를 내놓겠다는 국가들이 늘고 있는 만큼 향후 무기 인도 계획을 조정해 이들 동맹국에 우선권을 부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된 미국과 동맹국 간의 추가 협상은 내주 타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은 오는 21일 나토 국방부 장관들과 화상 회의를 열고 우크라이나 지원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며, 23일에는 패트리엇 보유국들을 중심으로 한 회의도 계획돼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을 위한 개별 협상을 나토 회원국들과 진행 중이다. WSJ에 따르면, 이 협상은 패트리엇뿐 아니라 공격·방어용 무기를 포함하며 회원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하고 이후 미국에서 재구매하는 방식이다.
현재까지 독일, 노르웨이, 덴마크, 네덜란드, 스웨덴, 영국, 캐나다, 핀란드 등이 이 계획에 참여하기로 했으며, 구체적인 조율이 끝나면 추가 국가들도 동참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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