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1세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왓챠가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자 투자자들이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왓챠 측은 투자자와의 협의를 통해 기업회생을 철회하겠다는 방침이다.
9일 왓챠는 "전환사채(CB) 투자사 중 한 곳이 지난 8일 오후 법원에 왓챠의 기업회생 절차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기업회생 신청은 기업의 자기 자본 10% 이상 해당하는 채권을 보유한 채권자가 기업과 협의 없이 신청할 수 있다. 이번 회생 신청은 왓챠가 적자 누적으로 추가 투자 유치에 난항을 겪으면서, 투자사들이 기업회생을 신청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영업손실은 18억4600만원이며 당기순손실은 82억9600만원을 기록했다. 같은 시점 기준 유동 부채가 유동 자산을 907억원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년 안에 갚아야 할 돈이 당장 활용할 수 있는 자산보다 907억원 많다는 의미다.
또 지난해 11월 만기가 도래한 490억원(액면 기준) 규모 전환사채는 감사보고서 기준일까지 원리금 상환이 이뤄지지 않았다. 연장 계약도 체결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왓챠의 감사를 맡은 신한회계법인은 감사보고서에서 "회사의 계속기업으로 존속능력에 대해 유의적인 의문을 초래한다"고 제시했다.
왓챠는 지난 2011년 설립된 국내 대표 OTT 스타트업 중 하나다. 설립 초기엔 영화 추천 서비스인 '왓챠(Watcha)' 프로그램으로 주목 받았다. 이후 지난 2016년에 본격적으로 OTT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2019년에는 가입자가 약 500만 명에 달할 정도였다.
그러나 넷플릭스 등 국내 대형 OTT에게 밀리고 콘텐츠 제작 비용이 급등하면서 하락세를 걷기 시작했다.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왓챠의 월간활성사용자수(MAU)는 45만 522명으로 국내에서 이용할 수 있는 OTT 중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재무 상태도 계속 악화하고 있다. 2020년부터 자본총계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으며, 지난해에는 -875억 원으로 전년 대비 80억 원 더 늘어났다.
이에 대해 왓챠 측은 "회계상으로 자본잠식 상태에 있으나 지난해 영업이익 90%를 개선하고 숏 드라마 플랫폼을 론칭하는 등 비즈니스 돌파구를 찾아가고 있다"며 "투자자들과 협의를 통해 비즈니스를 개선해나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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