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기반 해킹 위협이 날이 갈수록 정교해지는 가운데 글로벌 보안 전문가들은 디지털 신뢰 회복을 위해 AI를 활용한 선제적 대응과 국가 간 협력의 필요성하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정보보호가 더 이상 윤리나 기술의 문제가 아닌 국가 안보와 경제를 좌우하는 핵심 인프라라고 지적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9일 '제14회 정보보호의 날 기념식'에서 마두 고투무칼라 미국 사이버보안청(CISA) 청장대행, 웬디 휘트모어 팔로알토네트웍스 최고보안정보책임자(CSIO), 마크 라일랜드 아마존웹서비스(AWS) 보안 디렉터 등이 참여해 실제 해킹 사고 사례를 공유하고 AI 보안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고투무칼라 청장대행은 "사이버 위협은 단일 국가의 문제를 넘어선 글로벌 공동 과제"라며 "AI 기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 간 협력 강화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AI는 국가 안보와 경제성장의 양날의 검"이라며, 미국은 관련 행정명령을 통해 보안 가이드라인 수립과 인재 양성에 투자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한국인터넷진흥원이 발표한 '보안 설계 기반 화이트페이퍼'를 언급하며, 국제 사회가 보안 기준을 함께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웬디 CSIO는 "작년 사이버 공격의 86%가 기업 운영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으며, AI 기반 공격은 점점 더 빠르고 정교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AI는 위협이자 동시에 강력한 방어 수단"이라며 팔로알토는 '프리시전 AI'를 도입해 하루 9페타바이트(PB) 이상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실시간 위협에 대응하고 있다고 했다.
마크 라일랜드 보안 디렉터 역시 "이제는 속도와 보안 중 하나를 선택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프로그래밍 가능한 인프라와 투명한 로그 시스템을 통해 클라우드 기반 AI 보안은 오히려 기회"라고 진단했다.
그는 "AI를 활용해 제로데이 취약점을 사전에 탐지하고 자동으로 수정하는 시스템이 이미 실현되고 있다"며, AI를 통한 '방어 자동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정보보호의 날은 2009년 디도스(DDoS) 대란을 계기로 제정된 법정 기념일이다. 매년 7월 둘째 주 수요일로, 올해는 AI 시대의 신뢰 확보를 중심 의제로 삼아 AI 확산 속에서의 보안 패러다임을 되짚는 계기가 됐다.
이날 행사에서는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이 이재명 대통령의 축사를 대독했다.
류 차관은 "민관이 긴밀히 협력한다면 사이버 위협을 사전에 차단하고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체계적인 정보보호와 튼튼한 사이버보안이 뒷받침된다면 AI 3대 강국은 더 이상 꿈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현실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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