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규제법안 통과' 홍콩도 스테이블코인 중앙은행 인가받는다"

  • 불붙은 스테이블코인 논의에 적극 의견 내는 한은

  • "인가부터 중앙은행이 개입" 홍콩 통과법 소개

사진아주경제DB
[사진=아주경제DB]
한국은행이 최근 통과된 홍콩의 스테이블코인 규제 관련 법안에도 중앙은행인 홍콩통화청(HKMA)의 라이센스를 취득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는 점을 강조해서 소개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불지핀 원화 스테이블코인 활성화 논의가 한은과 금융위원회 간 권한 갈등으로 번지는 가운데 나온 보고서라 눈길을 끈다. 그동안 한은은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허가된다면 한은이 인가 단계부터 개입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해왔다.

27일 한은 홍콩주재원이 공개한 '홍콩 스테이블코인 규제 관련 법안 통과 및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홍콩 입법회는 지난 21일 스테이블코인 발행 업체에 대한 규제체계를 확립하기 위한 스테이블코인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이 법안은 올해 시행될 예정이다. 

보고서는 "홍콩의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에는 규제 대상 스테이블코인의 정의, 규제 대상 스테이블코인 발행 활동, 발행기관의 라이센스 취득 요건 등이 이번 법안의 주요 내용에 포함됐다"고 말했다.

스테이블코인 규제 대상은 홍콩달러 등 법정화폐에 기반한 스테이블코인이라고 전했다. 보고서는 "법정화폐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지급수단으로 널리 사용될 수 있고 전통적인 금융시스템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 통화정책 및 금융안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보고서는 "홍콩에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거나, 홍콩 외에서 홍콩달러에 기반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거나, 홍콩 대중에게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마케팅하는 경우 홍콩통화청으로부터 라이센스를 취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스테이블코인 발행업체가 중앙은행의 인허가를 취득하기 위해서는 "유통되는 스테이블코인 액면가 이상의 준비자산을 보유하고 스테이블코인보유자의 상환 요청에 합리적인 조건으로 원금을 상환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에디 위에(Eddie Yue) 홍콩통화청 총재는 "이번 법안이 위험수준에 따라 규제 강도를조정하는 위험기반(risk-based) 접근방식에 근거하고 있으며 실용적이고 유연한 규제체계를 수립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강건하고 목적에 부합하는 규제환경이 홍콩의 스테이블코인과 디지털자산 생태계의 지속적인 발전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표한국은행
[표=한국은행]
한은이 소개한 홍콩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 내용은 그동안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법적으로 허용될 경우 발행 인가부터 중앙은행이 개입해야 한다는 한은의 주장과 일맥상통한다.

우리나라는 유력 대선주자인 이재명 후보 캠프에서 디지털자산위원장을 맡은 민병덕 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디지털자산기본법 1호 법안 초안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 발행 인가 권한을 한은이 아닌 금융위원회에 부여하도록 돼 있다. 

스테이블코관리 체계에서 통화당국인 한은이 배제된 것이다. 한은이 스테이블코인은 법정통화와 1:1로 연동되는 구조인 만큼 통화정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견제에 나선 이유다.

최근 고경철 한은 전자금융팀장은 한은 별관에서 열린 한국금융법학회 학술대회에서 "스테이블코인은 통화정책, 금융안정, 지급결제 등 중앙은행의 정책 수행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면서 "발행자 진입 규제와 관련해 인가 단계에서 중앙은행에 실질적인 법적 권한이 부여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최근들어 한은의 입장을 강하게 나타내고 있다. 이 총재는 전날(26일) 주요 시중은행은 최근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컨소시엄 형태로 공동 발행하는 방안을 실무 단위에서 스터디 중인 6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기업은행)의 은행장과 간담회를 가졌다. 또한, 지난주에도 6대 은행장들을 직접 찾아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한은이 추진하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참여를 독려했다. 

이 총재는 지난 5일 밀라노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는 "스테이블코인 중에서 다른 자산을 기초로 하는 건 금융위원회가 하는 것이고 한은이 관심 갖고 있는 건 원화나 달러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스테이블코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화폐 대체재가 되기 때문에 관심을 안 가질 수 없다"며 "원화 표시 로컬 스테이블코인 문제는 우선 허용할 것인지부터 한은이 검토해야 한다"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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