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위탁생산(CDMO) 사업부만 조직에 남기고 바이오시밀러 및 신약개발을 맡는 자회사 '바이오에피스'는 지주회사인 '바이오에피스홀딩스'에 맡겨 분리하기로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위탁생산 사업부의 고객사가 바이오에피스의 경쟁사인 경우가 있어 이해상충 우려 때문에 두 부문을 분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거버넌스포럼은 "인적분할에 관한 직접적 사유는 이해가 간다"면서도 "이번 분할이 삼성그룹 전체의 거버넌스(의사결정 구조) 개편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이재용 회장이나 삼성물산, 삼성전자 등 다른 계열사의 유불리가 무엇인지 등이 밝혀지지 않아 시장이 이를 추정하고 검증하는데 매우 바빴다"고 전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100% 자회사인 에피스가 상장되는 효과가 발생하는 만큼 이 결정을 삼성물산과 삼성전자와 협의하지 않았다는 것은 비상식적이며, 최소한 그룹 내 계열사의 유불리를 검토했을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삼성물산과 삼성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분을 각각 43%와 31% 갖고 있다.
거버넌스포럼은 "이런 기업집단 차원의 의사결정이나 이해관계 문제의 공개는 우리나라에서는 법의 사각지대에 있다"며 "공정거래법이 기업집단 규제를 하지만 기업집단의 규모와 경제력 집중 문제만 다룬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법제화로 '그룹 차원의 결정'을 하는 주체를 규정하고, 이 결정 과정에서 개별 회사의 일반주주와 채권자를 보호하는 방안을 정해야 한다"며 "체계적 기업집단 거버넌스를 위한 법·제도의 정비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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