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모아타운 시공에 15개사 몰려...소규모 정비사업 공략하는 중견·중소 건설사

 오세훈 서울시장이 16일 서울 강북구에서 열린 번동 모아타운 1호 착공 조합원 초청의 날 행사에서 참석자들과 시삽하고 있다 20241216  사진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16일 서울 강북구에서 열린 '번동 모아타운 1호 착공, 조합원 초청의 날' 행사에서 참석자들과 시삽하고 있다. 2024.12.16 [사진=연합뉴스]

최근 서울 내 소규모 정비사업에 관심을 보이는 중견 건설사들이 늘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이 출혈 경쟁을 피하기 위해 단독 입찰·수의계약이 잇따르는 대규모 정비사업장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업황 악화로 일감 구하기에 어려움을 겪는 중견사들이 서울 내 정비사업 틈새시장 확보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는 관측이다.

2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고척1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홍진은성우정연립) 조합이 시공사 선정을 위해 지난 19일 개최한 현장 설명회에는 건설사 15곳이 참여했다. 호반건설·두산건설·BS한양·중앙건설·태영건설·진흥기업·동부건설·이수건설·HJ중공업(한진중공업)·건영·금호건설·우미건설·대부건설·남광토건·SGC이앤씨 등 주로 중견·중소 건설사들이 대거 몰렸다. 이 중 동부건설, 중앙건설, 진흥기업, 두산건설, 이수건설 등 5개사가 적극적으로 조합과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 관계자는 "최근 건설사들이 선별 수주 경향이 짙다는 이야기를 듣고 걱정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건설사들이 관심을 보여서 다행스럽다. 7월 선정 총회도 무난히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사비 1조원을 넘나드는 서울 핵심 정비 사업장들에서 유찰이 이어지며, 조합들이 시공사 구하기에 골머리를 앓는 모습과 대비된다. 모아타운·가로주택 등 소규모 정비사업에서 중견·중소 건설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진 이유로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공사비로 분쟁 발생 가능성이 적고, 사업 규모가 적어 미분양 리스크도 크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서울 내에서 자사 브랜드 아파트를 홍보하는 효과도 누릴 수 있다.
 
한신공영 관계자는 "분양 경기도 안 좋고 인허가 지연에 착공도 없는 상태가 지속되다 보니 3~4년 전부터 수도권 중심의 소규모 가로주택 등 틈새 전략을 세웠다"며 "특히 규모가 크면 사업성이 좋을 수는 있지만 공사비 분쟁과 미분양 위험도 상존한다"고 전했다. 

소규모 정비사업의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인접 소규모 정비사업을 다수 수주해 사업 간 상승효과를 노리는 사례도 늘고 있다. 고척 1구역이 있는 고척동 241번지 일대는 노후 다가구·다세대주택 밀집 지역으로 모아타운 8개소가 추진된다. 이중 지난달 동부건설이 수주한 고척 모아타운 4·5·6구역(고척동 241-11번지 일대·고척동 241-337번지 일대·고척6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은 647가구 규모의 '동부센트레빌' 아파트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중랑·노원·강북구 등 서울 외곽 정비사업이 기지개를 켜면서 중견·중소 건설사들도 새 먹거리를 찾아 나서고 있다. HS화성은 지난 12일 중랑구 면목본동 2·5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수주했다. 지난해 면목동 2-5구역을 수주한 데 이어서다. 3개 구역을 합쳐 900가구 이상의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선다. 모아타운 1호 사업지인 강북구 번동 모아타운 10개 구역은 코오롱글로벌이 시공권을 전부 가져갔다. 약 2500가구 규모의 ‘하늘채 타운'이 완성될 전망이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강남은 현실적으로 수주하기 쉽지 않고 가로주택 정비 사업은 규모 자체도 작고 남는 게 별로 없어서 그동안 아쉬움이 컸다. 그런데 통합해서 수주하면 1000가구 이상까지도 가능하기 때문에 적절한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지난해까지 공공공사, 플랜트가 큰 비중을 차지했는데 올해부터 서울의 주요 지역에 있는 단지에 적극적으로 영업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여러 조합 간의 다른 이해관계를 관리해야 하는 점은 변수로 거론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조합들의 다른 요구사항을 주도면밀하게 해소해야만 사업에 속도를 낼 수 있기 때문에 각 사업장에 대한 조율과 관리능력이 필수"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고궁걷기대회_기사뷰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