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방송 산업의 위기에 정치가 해야 할 일은 제도의 재정비"라며 "공정한 경쟁 기반과 책임 있는 시장 질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20일 오전 국회에서 '국민의힘 ICT방송본부 방송분야 정책간담회'를 열고 "정책이 산업을 키워야 하고, 산업이 공공을 지켜줘야 한다.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입법과 정책을 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지금 대한민국 방송 산업은 기로에 서 있다"며 "AI 기술의 확산, 글로벌 OTT와 SNS 기반 콘텐츠 소비의 확산은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 보도채널 등 레거시 미디어 생태계를 뿌리채 흔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수익은 플랫폼으로 쏠리는데, 역설적으로 뉴스 신뢰도는 떨어지고 있다. 콘텐츠 제작과 유통, 소비 전 과정에서 불확실성은 커져만 간다"며 "이는 단지 방송의 위기를 넘어서 대한민국 미디어 생태계 전반의 위기, 나아가 공공성의 위기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이는 규제를 풀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공정한 경쟁 기반과 책임 있는 시장 질서를 만들자는 것"이라며 "광고 규제의 탄력적 적용, 망 이용료 역차별 해소, 알고리즘 투명성 강화 등은 입법과 제도로 풀어야 할 과제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영방송이 정치로부터 독립할 필요도 있다. 그래야 시청자로부터 신뢰받는 구조로 거듭날 수 있다"며 "동시에 경영 책임과 거버넌스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 저널리즘의 공공성을 지키는 문제는 방송 산업의 지속 가능성과도 직결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방문신 한국방송협회장은 "현재 국내 방송 사업자는 광고 매출은 떨어지고 제작비는 올라가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그러다 보니 프로그램 투자는 더 위축되고 경쟁력은 하락하는 악순환에 빠져 있다. 그러는 사이 방송 미디어 시장의 주도권은 글로벌 OTT나 유튜브 같은 글로벌 사업자에게 넘어갔다"고 지적했다.
또 "미디어 시장의 강자가 이미 바뀐 시대이며 국내 방송사는 생존을 위협받는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지금 방송의 규제는 방송사가 황금알을 낳던 시절에 머물러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정작 절대 강자가 된 글로벌 OTT와 유튜브는 국내 방송사와는 정반대로 아무런 제약 없이 마음껏 사업을 하고 있다"며 "말로는 방송사에게 시대를 앞서가라고 이야기하지만, 실제로는 변화에 뒤처지게 하는 모순된 상황이 계속되는 게 현실"이라고 개탄했다.
방 회장은 지난달 방송협회 정기총회에서 채택된 '정책 제언' 자료의 건의 사항으로 △광고 규제의 개선 △협찬 규제의 개선 △TV 규제의 개선 편성 규제의 개선 △방송 발전 기금의 개선을 언급했다.
그는 "방송업계의 절박한 상황과 여러 제언을 경청하는 뜻 깊은 자리를 제공해 감사하다"며 "자세한 내용은 현안 청취 시간에 더 깊이 논의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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