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현지시간) 치러진 폴란드 대통령 선거에서 수도 바르샤바 시장이자 친 유럽연합(EU) 성향의 집권 여당 후보가 근소한 차이로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다만, 1차 투표에서 득표율이 과반에 못 미쳐 내달 결선투표가 치러질 예정이다.
이날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의 출구조사에 따르면 친EU·중도자유주의 성향 시민플랫폼(PO) 소속 라파우 트샤스코프스키 바르샤바 시장은 30.8%, 민족주의 우파 야당 법과정의당(PiS)의 지지를 받는 무소속 카롤 나브로츠키 후보(42)가 29.1%를 득표할 것으로 예상됐다.
극우 성향 자유독립연맹(KWiN)의 스와보미르 멘트젠 후보(38)는 득표율 15.4%로 3위, 또 다른 극우 성향 그제고슈 브라운 후보가 6.2%로 4위를 차지했다. 최종 투표 결과는 19일 발표된다.
두 후보 모두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내달 1일 치러질 결선 투표에서 다시 맞붙을 예정이다. 공영 TVP 방송사가 이날 발표한 결선 투표 전 여론조사에서는 트샤스코프스키 후보가 46%로 나브로츠키 후보(44%)를 근소하게 앞서고 있다.
현지 매체들은 멘트젠 후보의 지지자들이 어디로 쏠리느냐에 따라 결선투표 결과가 갈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는 EU와 관계, 우크라이나 지원 등 핵심 이슈에서 나브로츠키 후보와 유사하게 폴란드의 안보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다.
트샤스코프스키 후보는 폴란드 남동부 산도미에르츠에서 지지자들에게 "이번 결과는 우리가 얼마나 강하고 단호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며 "변화의 속도를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낙태권 보장과 성소수자 인권 보호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가 대통령으로 당선될 경우 도날드 투스크 총리가 주도하는 개혁 작업에 가세할 전망이다.
반면 나브로츠키 후보는 "지금은 폴란드를 구할 때"라며 "주권 있고 강하고 부유하며 안전한 폴란드를 만들자"고 촉구했다. 그는 폴란드 헌법이 유럽법에 우선한다며 유럽 난민협정에서도 탈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적극 협력해 안보 불안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공약했다.
이번 대선은 2023년 집권 이후 EU와의 관계 개선을 추진해 온 중도 자유주의 여당과 폴란드의 국익 우선을 외치는 PiS 간의 치열한 대결로 펼쳐졌다. 폴란드는 총리가 내각을 구성해 실권을 행사하지만 대통령 역시 군 통수권과 법안 거부권, 사면권 등 강력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
PiS 측 인물인 안제이 두다 대통령은 이 같은 권한을 이용해 2023년 12월 취임한 투스크 총리의 개혁 작업을 저지해 왔다. 나브로츠키 후보가 승리할 경우 이러한 견제는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알렉산데르 크바스니에프스키 전 폴란드 대통령은 TVP 방송과 인터뷰에서 이번 선거를 두고 "우리는 폴란드가 유럽 민주주의 국가들의 편에 설지, 아니면 유럽의 문제아들의 편에 설지를 놓고 싸우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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